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꼭 필요한 만큼의 ‘정밀 방역’을 당부했다. 의사결정 과정에 전문가 참여를 더 큰 폭으로 보장하라고도 지시했다. 국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두 달 만에 200명을 넘겼다.
윤 대통령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표적화된 정밀 방역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범위한 집합·영업제한 등의 조치를 최대한 지양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전문가 참여도 적극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이 직접 중대본 회의에 참석하고, 의사 결정 근거 및 결과에 대해 직접 국민에게 설명하도록 하는 골자다. 현재 감염병 자문위원장은 과거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다.
윤 대통령은 “재유행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거버넌스가 전문가들에 의해 이뤄지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다는 원칙 아래 한 치의 빈틈 없게 철저히 준비·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유행은 점차 정점에 가까워지는 양상이다. 중증·사망자 증가가 첫 근거다. 방역 당국은 이날 0시 기준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가 전날보다 38명 늘어난 234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27일 이후 두 달여 만의 첫 200명대 위중증 환자다. 신규 사망자도 다소 늘었다. 전날 하루 동안 35명의 사망 사례가 새로 보고됐다.
비교적 예후가 덜 중한 입원 환자들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준중증 병상의 44.5%, 중등증 병상의 34.9%가 가동 중이었다.
주 단위 ‘더블링’에서 확연히 느려진 확산 속도도 향후 유행 추이를 짐작케 한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8만5320명으로 집계됐다. 전주 대비 1.2배 늘어난 수치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