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의 벽’ 준공식 간 교회 청년 “승리는 기억될 것”

입력 2022-07-28 17:56 수정 2022-07-28 21:30
새에덴교회 청년부 원종구씨(오른쪽)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열린 보은행사에서 한국전 참전용사 래리 키나드씨와 함께했다. 새에덴교회 제공

한국교회 한·미우호 사역은 청년들이 비전을 세워가는 데 좋은 영향을 준다.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 청년부 원종구(25)씨는 28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미국 현지에서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보은행사를 열고 추모의 벽 준공식에 참여한 감격은 말로 다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새에덴교회는 16년째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행사를 지속하고 있다. ‘미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이하 추모의 벽)’ 건립에도 후원했다.

원씨는 2016년부터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에서 열린 참전용사 초청행사에서 봉사자로 활동했고 지난 26~2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준공식과 보은행사에도 참석했다. 그는 “워싱턴DC에서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참전용사 래리 키나드씨와의 만남”이라며 “새에덴교회의 미국 참전용사 초청행사 때 한국을 방문해 인연을 맺은 분인데 미국에서 다시 만나 기뻤다”고 했다.

원씨는 키나드씨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로부터 잊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키나드씨는 전쟁 당시 ‘사선을 넘는 고지 전투를 매일 했지만 결국 패전했고 수많은 전우들을 이 땅에 묻고 가야 했다’고 했다. 그분은 어떤 자부심도 없이 한국을 떠났다”고 했다. 키나드씨는 전쟁에 대한 상처로 자신이 한국전 참전용사인 사실조차 숨기고 살았다고 한다.

미국 현지에서 열린 보은행사에 참석한 참전용사들. 원종구씨 제공

원씨는 “새에덴교회 초청으로 한국에 왔던 키나드씨는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우리나라의 발전을 보면서 비로소 참전용사로서 자부심을 되찾았다”며 “그분은 ‘한국전쟁은 이제 내게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잊혀진 승리’라고 했고, 그 말은 나의 뇌리에 깊이 남겨졌다”고 했다. 그는 미국 보은행사 현장에서 키나드씨를 반갑게 만났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원씨는 “참전용사들의 승리는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기억으로 남겨지기 위해 이번 추모의 벽이 건립된 것 같다”며 “새에덴교회를 포함해 한국의 여러 교회가 이 일에 후원했다는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 큰 자긍심”이라며 “참전용사 행사를 통해 내 가치관과 비전을 실현할 수 있도록 인도하신 하나님과 교회, 성도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키나드씨를 포함한 참전용사와 그 유족 400여명과 원씨 등 새에덴교회 성도 30명으로 구성된 방미단은 지난 27일 추모의 벽 준공식에 나란히 참석해 감동을 나눴다. 추모의 벽에는 미군 전사자 3만6634명과 한국 카투사 전사자 7174명의 이름이 함께 각인됐다. 이 벽은 한국인 전사자 이름이 새겨진 미국 내 첫 번째 기념물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