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엘시스테마’인 꿈의 오케스트라 단원 박은수(18·바이올린) 양이 지난 19일부터 내달 5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세계적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41)이 이끄는 청소년 오케스트라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두다멜은 베네수엘라의 세계적은 클래식 음악 교육 프로그램 ‘엘시스테마’가 배출한 최고 스타. 현재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이자 두다멜재단 공동의장인 그는 음악을 통한 화합을 위해 청소년 대상 오케스트라 교육 프로그램 ‘엔쿠엔트로스’(Encuentros·만남)를 2018년 시작했다. 올해는 22개국 18~26세 청소년 연주자 100여 명이 오디션을 통해 선발됐으며, 박은수 양이 한국인으로는 처음 참여했다.
두다멜은 28일(한국시간) 오전 1시 ‘2022 엔쿠엔트로스’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22개국 언론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음악은 전문 지식이나 기교를 넘어 모든 인간의 기본권이자 아름다움과 성찰, 협력, 조화로 나아가는 수단”이라면서 “국적이나 서로의 다름에 상관없이 함께 음악을 만드는 것이 엔쿠엔트로스의 목표”라고 이번 프로젝트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오케스트라에서는 기본적으로 다른 연주자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것은 엔투엔트로스에 참여하는 어린 연주자들에게 더 나은 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한 덕목을 자연스럽게 깨닫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두다멜 재단은 올해 엔쿠엔트로스 프로그램을 앞두고 엘시스테마에서 영감을 받아 운영되는 전 세계 음악 프로그램에 연락을 취했다. 한국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꿈의 오케스트라가 그 대상이다. 2011년 출범한 꿈의 오케스트라는 지금까지 51개 지역에서 30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번에 오디션을 거쳐 엔쿠엔트로스에 참여한 박은수 양은 부안 지역 꿈의 오케스트라에서 10년 동안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했고, 현재 음대 진학을 준비 중이다.
두다멜은 이날 ‘엘시스테마의 세계판’인 엔쿠엔트로스를 설명하면서 공동체 정신의 바탕이 되는 음악교육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음악을 연주하는 행위에만 집중하면 기술적으로 치우치기 쉽다. 우리는 워크숍을 통해 스스로에게 귀를 기울이는 방법 그리고 오케스트라라는 공동체 안에서 필요한 상호작용·존중·경청을 가르친다”고 밝혔다.
한편 엔쿠엔트로스에 참여한 청소년 연주자들은 2주간 두다멜이 진행하는 워크숍과 리허설에 참여한다. 또한 유명 연주자들이 이끄는 추가 세션과 마스터클래스는 물론, 포트폴리오 개발·홍보·인터뷰기술·네트워킹 등 전문적인 커리어 개발 훈련도 받게 된다. 그리고 LA청소년오케스트라(YOLA) 단원들과 함께 ‘엔쿠엔트로스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두다멜의 지휘로 콘서트도 갖는다. 콘서트는 LA의 대표 공연장인 할리우드 보울(8월 2일)과 UC 버클리 캠퍼스 공연장(8월 4일)에서 두 차례 열린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