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29일로 예정됐던 교육부의 대통령 업무보고가 연기됐다고 28일 밝혔다. 대신 윤석열 대통령이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점검하는 용산 대통령실 외부 일정이 잡혔다고 공지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경내 일정인 교육부 업무보고 일정을 하루 전날 연기하면서, 기자들과의 출근길 문답을 피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이 ‘내부 총질’ 문자 유출 사태에 대한 언급을 꺼리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이다.
윤 대통령은 통상 오전에 외부 일정이 잡힐 경우 현장으로 바로 출근해 출근길 문답을 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은 다음주 휴가를 앞두고 29일 일선 파출소를 방문해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안전과 치안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또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공지했다.
대통령실은 “많은 국민이 안전하고 건강한 휴가철을 보낼 수 있도록 사전 점검 차원에서 마련된 일정”이라며 “이에 따라 29일 오전에 예정돼 있던 교육부 업무보고는 대통령의 휴가 복귀 이후로 순연 됐다”고 공지했다.
교육부 업무보고 일정이 연기되고 외부 일정이 잡히면서, 윤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은 사흘 연속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내부 총질 문자가 공개된 다음날인 지난 27일 오전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제4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해 출근길 문답을 하지 않았다. 28일 오전에는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정조대왕함 진수식에 참석해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졌다.
윤 대통령이 8월 첫째 주 여름휴가를 가는 것을 감안하면, 내부 총질 문사 사태 이후 첫 출근길 문답은 8월 8일에야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내부 총질 문자 사태와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출근길 문답을 회피하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조대왕함 진수식을 마친 뒤 대통령실로 복귀하면서 기자들과 마주쳐 문답 요청을 받았지만 대응하지 않았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출근길 문답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휴가 떠나기 전 긴급하게 챙겨야 할 것, 코로나와 치안 등에 대해 각별히 주문할 내용이 있어 마련된 행사”라며 “그런 오해가 없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