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부대에서 훈련병 190명에게 시효일자(유통기한)가 지난 예방 주사를 맞힌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현재까지 이상 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육군에 따르면 육군 모 부대 신병교육대대는 지난 21일 훈련병 190명에게 시효 기간이 12일 지난 신증후군출혈열 백신을 접종했다. 이 백신의 시효 기간은 이달 9일까지였으나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접종한 것이다.
이 백신은 시효일자가 생산일로부터 2년인 국산 사백신 제품으로, 냉장 보관된 상태였다. 간호장교와 의무병이 의약품 냉장고 안에 있던 백신을 꺼내 주사를 놓는 과정에서 시효 기간을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효 기간이 지났다는 사실은 4일 뒤인 지난 25일 접종 이력 등록 과정에서 뒤늦게 확인됐다. 시효 일자가 지난 백신은 폐기돼야 하지만 해당 부대는 이를 수행하지 않아 벌어진 일인 것으로 파악됐다.
육군 당국자는 “백신을 접종하게 되면 시효를 확인하는 절차가 있는데 미흡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질병관리청에 문의하니 시효가 지난 백신은 효과성이 떨어질 순 있지만, 건강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접종 후에 특이 부작용은 없는 상황이다. 이상 반응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고 했다.
육군은 오접종 사실을 인지한 뒤 해당 훈련병 190명과 보호자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현재까지 특별한 이상 반응 보고가 없었다는 점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오접종 대상자 190명을 상대로 29일 소변검사, 혈액검사, 엑스선 검사를 할 예정이다.
육군은 유사 사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시효일자 확인 등 접종 절차를 준수하도록 예하 부대에 당부했다. 아울러 다음 달 중순까지 전 신교대대의 백신 관리·접종 실태를 현장 확인한 뒤 필요한 후속 조처를 할 계획이다.
신증후군 출혈열(유행성 출혈열)은 고열, 혈소판 감소증, 신부전 등을 특징으로 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예방 접종은 1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고 12개월 뒤에 3차 접종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신증후군 출혈열 예방 접종 후에 생길 수 있는 이상 반응은 경미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