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은 28일 “여야 모두 ‘역지사지’의 지혜가 필요하다”며 협치를 당부했다.
김 의장은 국회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소야대라는 생소한 환경에 직면한 양당의 틈에 불신이 싹트면 그 끝은 파국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어 “협력의 정치를 기획하고 이끌 책임은 여당에 있다”며 “국민의힘은 야당 시절의 모습을 버리고 속히 ‘소수 여당’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의장은 자신이 속했던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선 “사상 처음 다수 야당이 됐다. 그것도 169석, 압도적 의석을 가진 거대 야당”이라며 “국민은 국익과 민생 문제 해결을 주도하는 야당, 절제의 미덕을 발휘하는 성숙한 야당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국회의장 2년 임기 동안 ‘협력의 다리’를 놓는 데 집중하겠다”며 “여야는 물론, 정부와 국회, 대통령과 야당 사이에도 튼튼한 다리를 놓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또 “여·야·정을 연결하는 국회의장이 되겠다”면서 “만약 요청이 있다면 대통령과 장관들을, 야당 국회의원들과 긴밀히 연결하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그러면서 “마침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장단과의 회동을 제안했고, 회동 일정을 협의 중”이라며 “그런 자리가 마련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장은 특히 여야 모두를 향해 “진영정치, 팬덤정치와 결별하겠다는 결단이 필요하다”며 “소수의 극단에 끌려다니는 정치는 정당과 국민 사이를 멀어지게 만드는 핵심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지난 17일 제헌절 경축사에서 제안했던 ‘국민통합형 개헌’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김 의장은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국민이 간절히 원하는 대통령 4년 중임제랄지, 대통령에 집중된 권한을 국회로 옮기는 방안 등은 여야가 합의해 먼저 개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국회 공백 기간에 대한 국회의원 세비 반납 요구에 대해선 난색을 표했다. 그는 “국회 공백 기간에도 470여개 법안이 발의됐다”면서 “의원들이 아무것도 안 하고 놀며 세비를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오주환 김승연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