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구 5174만명…“정부 수립 후 첫 감소”

입력 2022-07-28 12:29 수정 2022-07-28 14:40

지난해 우리나라 총인구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7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은 수도권에 거주하는 등 인구 쏠림 현상도 심화됐다.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줄어드는데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출산율은 하락하고 고령화 속도는 빨라지면서 ‘초고령사회’에 점점 가까워지는 모습이다.

통계청은 28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등록센서스 방식’을 발표했다. 등록센서스 방식은 14개 기관과 400여개 대학, 주민등록부, 외국인등록부, 건축물대장, 학적부 등 25종의 행정자료를 활용한 것으로, 조사원이 가구를 방문해 조사하는 전통적 방식과 차이가 있다.

국민 2명 중 1명은 수도권에 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우리나라 총인구는 5173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9만1000명(-0.2%) 감소했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 실시한 1949년 센서스 집계 이후 처음 감소로 돌아섰다. 내국인과 외국인은 각각 5008만8000명, 165만명으로 전년보다 0.1%, 2.7% 줄었다.

연평균 인구 증감률(인구 성장률)은 -0.2%로 1949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인구 성장률은 1960년 연평균 3.0%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1995년 이후 1% 미만대로 내려갔다. 이후 2020년까지는 플러스(+) 성장했지만 지난해 처음 역성장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지난해 코로나19가 안정되면서 외국에 나가는 내국인이 증가한 데다 국가 간 이동이 쉽지 않은 외국인까지 계속 감소하면서 총인구도 줄었다”면서 “인구 자연 감소도 계속되면서 장기적인 인구 감소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 인구는 2608만2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50.4%를 차지했다. 국민 2명 중 1명 이상은 수도권에 거주하는 셈이다. 경기도 인구가 1365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14만1000명 증가해 사상 최대인 26.4%를 차지했다. 서울 인구는 947만2000명으로 11만4000명 감소해 18.3%로 내려앉았다.

전년 대비 플러스 인구 성장률을 보인 시도는 세종(3.5%) 경기(1.0%) 인천(0.4%) 제주(0.3%) 강원(0.0%) 순이었다. 인구 감소율은 울산(-1.3%)이 가장 컸으며 서울(-1.2%) 대구(-0.9%) 전북(-0.9%) 등이 뒤따랐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이 28일 정부세종청사 1공용브리핑실에서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전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령인구 16.8%…4명이 노인 1명 부양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870만7000명으로 900만명에 육박했다.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6.8%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8년(14.4%) 고령사회에 들어섰고,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반면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3694만4000명(71.4%)으로, 전년(3728만8000명)보다 0.9%인 34만4000명 감소했다. 생산연령인구는 2017년 처음 감소한 이후 2018년 증가했다가 2019년부터 계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저출산 심화로 0~14세 유소년인구는 608만7000명(11.8%)으로 전년보다 2.7%(-16만7000명) 감소했다. 유소년인구는 2016년 고령인구에 추월당한 후 격차를 확대하고 있다. 고령인구는 유소년인구보다 262만명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할 노년인구를 뜻하는 노년부양비는 23.6으로 1.3 증가했다. 생산연령인구 4명이 1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노년부양비는 2005년 12.9에서 2017년 19.1, 2018년 19.8, 2019년 20.8, 2020년 22.2로 매년 증가 추세다.

유소년인구 100명당 고령인구를 뜻하는 노령화지수는 143.0으로 2020년 132.5에 비해 10.5나 증가했다. 중위연령은 44.5세로 전년보다 0.6세 늘었다. 권역별로 보면 유소년인구는 영남권(-3.2%) 호남권(-2.9%) 수도권(-2.4%) 중부권(-2.4%) 등 4대 권역에서 모두 감소했다. 노령화지수는 호남권(165.5)이 가장 높았으며 수도권(126.6)이 가장 낮았다.

시군구로 보면 노령화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경북 군위군(880.1)이며 다음으로 경북 의성군(771.6), 경남 합천군(668.7) 순이었다. 노령화지수가 가장 낮은 시군구는 세종시(49.9)였으며 경기 화성시(51.2), 울산 북구(52.1), 부산 강서구(58.6)가 뒤따랐다.

65세 고령인구 중 내국인 862만명을 연령별로 분석하면 65~74세는 전체 고령인구의 58.0%, 75~84세는 31.9%, 85세 이상은 10.1%를 차지했다.

외국인 165만명 거주…중국인이 31.7%

국내에서 3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은 전년보다 2.7%(-4만6000명) 감소한 165만명으로 총인구의 3.2%를 차지했다.

생산가능연령 비중이 89.6%로 가장 많았으며, 유소년인구와 고령인구 비중은 각각 5.1%, 5.3%에 그쳤다. 연령별로 보면 30대 외국인이 28.2%(46만6000명)로 가장 많았으며 20대 23.1%(38만1000명), 40대 16.6%(27만5000명)가 뒤따랐다.

전체 외국인의 61.7%(101만9000명)는 수도권에 거주했다. 시군구별로는 경기 안산시가 8만명(4.8%)으로 가장 많았으며 수원시(5만4000명·3.3%), 시흥시와 화성시(각 5만3000명·3.2%) 순으로 많았다.

외국인 비율이 높은 시군구는 충북 음성군이 12.8%로 가장 높았으며 경기 안산시 11.1%, 서울 영등포구 10.8%를 차지했다.

국적별로는 한국계 중국인(조선족)이 52만3000명(31.7%)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20만명·12.1%), 중국(19만3000명·11.7%), 태국(15만9000명·9.6%)이 뒤를 이었다. 중국·베트남·태국이 외국인 전체 인구의 65.2%를 차지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