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권시장이 28일(한국시간) 예견됐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75% 포인트 올리는 것)의 단행에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금리 인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향후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발언이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실적 발표를 마친 기술주들의 상승도 두드러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436.05포인트(1.37%) 오른 3만2197.5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02.56포인트(2.62%) 뛴 4023.61로 거래를 종료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전장보다 469.85포인트(4.06%)나 상승한 1만2032.42에 장을 닫았다. 나스닥 지수의 상승률은 2020년 4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1. 금리 인상
연준은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75% 포인트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자이언트 스텝’이다. 시장의 예상대로 미국 기준금리는 2.25~2.50% 수준으로 인상됐다.
투자자들은 회의가 끝난 후 나온 파월 의장의 발언에 주목했다. 그는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결국 금리 인상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예고했다. 다음 FOMC 정례회의는 9월이다.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의 가능성도 있지만,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이다.
파월 의장은 “통화 정책 기조가 더욱 긴축됨에 따라 우리는 누적된 정책 조정이 경제,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해야 한다. 그동안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경제가 고용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침체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 뒤 주요 지수는 즉각 반응했다. 뉴욕타임스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정확히 투자자들이 듣고 싶어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2. 인페이즈에너지 [ENPH]
태양광 발전장비업체 인페이즈에너지가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이며 38.67달러(17.89%) 폭등한 254.77달러에 마감했다. 유럽의 태양광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에 성공적으로 전가했다는 평가다. 인페이즈에너지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은 1.07달러로 시장 기대치를 25.8% 웃돌았다. 블랙록이 출시한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글로벌 클린에너지(티커명 ICLN)도 4.73% 상승했다. 이 상품은 인페이즈에너지를 8.99%로 가장 많이 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25일 인페이즈에너지의 실적 상승을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244달러로 제시했으나 이날 급등으로 목표주가마저 크게 뛰어넘었다. 골드만삭스는 “인페이즈에너지는 유럽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강한 가격 결정력을 바탕으로 회사의 수익도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 3월 제품 가격을 인상한 점이 회사 수익 개선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며 “인플레이션으로 많은 기업이 흔들리고 있음에도 가격 결정력을 통해 안정적인 마진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3. 메타 [META]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감소했다. 메타는 이날 6.55%(10.43달러) 오른 169.58달러에 마감했지만, 장이 끝난 뒤 분기 실적이 발표되자 시간 외 거래에서 4% 이상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336.35달러에 거래됐던 메타 가격은 50% 가까이 추락했다.
메타는 이날 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 매출이 288억2200만달러(약 37조90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1%가량 감소한 것이다. 주당순이익(EPS)은 2.46달러로 시장 전망치(2.59달러)를 밑돌았다.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광고 시장 둔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애플이 개인정보 보호 강화 정책을 펴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맞춤형 광고 수익이 크게 줄어든 것도 실적에 타격을 안겼다. 메타가 공개한 평균 광고 단가는 1년 전보다 14% 감소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경기침체에 진입한 것 같다”면서 시장 상황이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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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