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거점 의료기관인 전남대병원이 ‘뉴 스마트병원’으로 거듭 태어난다. 광주 학동 현재 부지에 오는 2037년까지 첨단 의료시설을 갖춘 새 병원이 들어선다.
27일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1년간 진행한 사전타당성 조사결과를 토대로 올해 들어 기획재정부에 새 병원 건립 요구서를 제출해 예비타당성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10년 넘게 지지부진한 새 전남대병원 건립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전남대병원은 그동안 현재 위치 잔류냐 외곽 이전이냐를 두고 각계각층의 치열한 갑론을박이 반복돼왔다.
신축 또는 이전에 드는 천문학적 비용도 번번이 발목을 잡아 왔다. 하지만 대형 국책사업의 관문인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새 병원 건립이 어느 때보다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18일 국민의 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여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광주시청에서 개최한 2022년 예산정책협의회에서도 새 병원 건립 청사진이 가시화됐다.
권 대표는 “40년이 넘어 낡은 전남대병원을 최첨단 의료인프라를 갖춘 ‘미래형 뉴 스마트병원’으로 전환하겠다”며 “1조2000억원이 드는 병원 신축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해 예비타당성 통과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약속했다.
전남대병원은 교육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으로 신축·이전에 드는 비용은 국가 예산이 투입된다. 이 병원은 앞서 지난해 1월 새 병원건립추진단 발족에 이어 18차례 회의를 거친 끝에 같은 해 11월 학동 부지에 새 병원을 짓기로 결정했다.
현재 총면적 12만2950㎡(부지 면적 3만8200㎡)에 1130병상 규모의 전남대병원은 향후 총면적 27만㎡ 규모에 1300병상의 ‘뉴 스마트병원’으로 환골탈태한다. 이를 위해 2037년까지 1조2146억원(국고 2760억원·자부담 9386억원)을 투입하게 된다.
전남대병원은 협소한 현 병원 부지 현황을 감안해 동시다발적 신축 대신 심뇌혈관 집중의료센터를 시작으로 호흡기·감염병 전문통합관리센터 등 전문병동과 응급실을 차례로 건립해 광역센터 중심의 의료체계를 구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1단계로 2030년까지 전남대 의대 학동 캠퍼스와 전남대 간호대 부지에 700병상의 동관 건물을 완공한다. 2단계로 주차장 등을 철거한 후 600병상의 서관 건물을 추가로 신축하게 된다.
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 등 첨단 의료장비도 단계적으로 보강해 수도권 병원에 뒤지지 않는 스마트 의료 기반을 골고루 갖춘다는 방침이다. 수도권 병원 등은 수년 전부터 리모델링과 신·증축을 통해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병원으로 속속 개원하고 있다. 이들은 지방 국립대 병원보다 한 차원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910년 전남·광주 자혜의원이 모태인 전남대병원은 1982년 현 부지에 본원 건물을 건립한 이후 환자들을 치료 중이다. 노후된 본원 1동 건물은 국립대 진료동 가운데 가장 오래돼 환자와 의료진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전남대병원 윤경철 기획조정실장은 “첨단 의료체계를 갖춘 ‘미래형 뉴 스마트병원’이자 지역거점 국립병원으로서 수도권과 동일한 의료수준을 유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