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는 문자메시지가 공개된 것과 관련해 “오해 여지 없이 정확히 이해했다”며 불쾌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보낸 ‘내부총질하던 당대표’ 문자 메시지가 공개된 지 하루 만인 27일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그 섬에서는 카메라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온다”고 적었다.
이어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고 꼬집었다.
‘그 섬’은 국회가 있는 여의도이자 정치판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이른바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인 권 원내대표에게 자신을 비판하는 문자를 보낸 것이 언론에 들키듯 공개되자 ‘겉과 속이 다른’ 행태를 직격한 것이다 .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당 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배 최고위원의 악수를 거부한 것과 관련해 “(배 최고위원이) 한편으로는 프레임 씌우기, 타박하기를 하며 한편으로는 웃는 얼굴로 다가온다. 저는 앞뒤가 다른 경우에는 굉장히 강하게 배척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7일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은 이후 전국을 돌며 당원들을 만나고 있는 이 대표는 현재 울릉도 성인봉을 방문하고 있다.
그는 이날 울릉도 풍경 사진을 함께 올리며 “(그 섬과 달리) 이 섬은 모든 것이 보이는 대로 솔직해서 좋다. 감사하다 울릉도”라고도 했다.
앞서 전날 오후 대정부 질문이 진행 중이던 국회 본회의장에서 권 대행이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이 언론 사진에 포착됐다.
당시 권 대행의 휴대전화 화면 속 메시지에는 윤 대통령이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 대표에 대해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언급한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해당 문자가 윤 대통령의 이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뜻을 의미한 건 아니라며 “특별히 이준석 대표도 오해는 하시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연합뉴스와의 문자에서 “전혀 오해의 소지가 없이 명확하게 이해했다”며 “못 알아들었다고 대통령실이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고 반응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