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표현한 문자메시지를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보낸 사실이 보도된 이후 파문이 번진 가운데 문자를 열어 본 시간과 대화에 등장한 제3의 인물 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공개된 문자메시지에서 윤 대통령은 오전 11시19분에 권 대행에게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고 보낸 뒤 11시40분에 다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권 대행은 11시55분에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권 대행이 이 문자를 다시 열어본 건 오후 4시13분이었다. 권 대행은 ‘부주의’라고 해명했으나, 정치경력이 적지 않은 그가 국회기자단이 자리하고 있음을 인지한 상태에서 대통령과의 텔레그램 메시지가 공개되도록 한 것이 진짜 실수냐는 의혹이 나왔다.
권 대행은 또 오후 4시13분에 해당 대화창을 열어 문자메시지 입력 칸에 “강기훈과 함께…”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었다. 메시지에 등장한 강기훈이 누구인지에도 관심이 쏠렸다.
강기훈은 2019년 대안 우파 성향의 ‘자유의새벽당’ 창당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권 대행과 가까운 사이로 지난 대선에서 청년 정책 관련 조언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의새벽당 홈페이지에는 대한민국 최초의 자유우파정당으로 소개돼 있다.
대통령실 기획비서관실 행정관에 강기훈이라는 인물이 있지만 권 대행이 텔레그램에 적은 강기훈과 동일인인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해당 문자 공개 이후 파문이 커지자 권 대행은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고 공개 사과했다.
권 대행은 “이유를 막론하고 당원 동지들과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내부 총질’이라는 표현을 염두에 둔 듯 “대통령께서도 당 소속 의원님들의 헌신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셨다. 이와 함께 당대표 직무대행까지 맡으며 원구성에 매진해온 저를 위로하면서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되는 표현을 사용하신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