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친이준석계 의원들은 26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언급한 텔레그램 메시지가 공개되자 “이준석 죽이기를 시인한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실이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당시 승리를 위해 온몸을 바친 이 대표를 조직적으로 잘라냈다는 것을 온 천하에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지금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가장 숨겨야 할 사안이 매우 쉽게 공개됐다”며 “이게 실수면 앞으로 어떤 실수를 더 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선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일부러 문자를 공개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친이준석계 다른 의원은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 아래로 떨어지는 걸 막기 위해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공개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말실수했나 보다”며 “당에 미칠 여파가 간단치 않을 것이다. 골치 아프게 생겼다”고 평가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보낸 메시지를 권 대행이 읽고 있는 사진을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 두 사람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국회 사진기자단은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이날 오후 4시쯤 국회 본회의장에 있던 권 대행이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을 포착했다.
윤 대통령은 권 대행에게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이준석)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보냈다.
이에 권 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답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