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 노조의 파업이 50여일 만에 끝난 후 대우조선해양이 수주 목표 70% 가량을 달성하는 등 회복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손배소, 누적 피해 등 정상화를 위한 과제가 산적해 있고 일각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분리 매각설도 제기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유럽지역 선주로부터 17만4000㎥급 대형LNG운반선 2척을 6495억원에 수주했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이 선박들은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26년 하반기 인도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LNG운반선 20척, 컨테이너선 6척, 해양플랜트 1기, 창정비 1척 등 총 28척 등 64억3000만달러(약 8조4413억원) 상당의 일감을 확보했다. 이는 올해 실적 목표인 89억 달러(약 11조 6839억원) 대비 약 72.2%에 달한다.
그러나 손배소 등 파업 이후 해결 과제들이 남아 있다. 특히 이번 파업으로 50여일 간 건조 작업이 일체 중단되면서 대우조선해양이 입은 피해액이 약 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조7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10년간 누적 순손실은 7조7000억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대우조선 파산을 막기 위해 특수선(방산)과 LNG(액화천연가스)선 및 상선 부문을 떼어내 팔자는 매각론도 나온다. 그러나 올 초 유럽연합(EU)이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을 독과점을 이유로 반대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후보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측은 파업 이후 비상경영체제를 지속하는 등 회복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대우조선 경영진 일동은 26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파업과 1도크 불법 점거로 인한 생산 중단 등으로 사회 전체와 국민에게 큰 심려와 걱정을 끼쳐드렸다”면서 “경영진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고개 숙여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외 선사와의 활발한 신규 계약 활동을 통해 고객의 신뢰를 신속히 회복하고, 비상경영체제를 계속 가동하면서 경영 정상화와 수주 목표 달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른 시일 내에 회사를 정상화하여 국민 신뢰를 다시 얻는 데 온 힘을 다하고, 모든 경영진은 거취를 포함해 책임을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