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쿠데타’라고 표현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26일 “사안의 절실함과 중대성과 비교해 장관이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장관 발언이 부적절했다면서 이에 대한 견해를 묻자 “과하긴 했지만 절실함을 표현하는 것으로 그런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나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경찰을) 쿠데타 세력이라고는 얘기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 경찰이 쿠데타를 하기 위해서 모였다, 그건 아니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했다. 또 경찰서장 회의에 대해선 “모든 경찰이 다 그러한 움직임에 동의하고 동조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의를 해산하라, 회의하지 말라는 명령을 위반했다는 것은 상명하복의 조직인 경찰로서는 정말 굉장히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날 한 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위한 ‘행정안전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일부개정령안’을 의결했다. 해당 안에는 행안부에 경찰국을 신설하고 필요 인력 13명(치안감 1명·총경 1명·총경 또는 4급 1명·경정 4명·경감 1명·경위 4명·3~4급 또는 총경 1명)을 증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행령은 다음 달 2일 공포·시행된다.
앞서 이 장관은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국 신설에 반발 움직임을 보인 경찰서장 회의를 겨냥해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회의를 단순한 집단행동을 넘어 정권에 도전하는 정치적 행위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후 ‘쿠데타’에 빗대 표현한 것이 지나치다는 비판이 일자 이 장관은 “대한민국 모든 경찰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고, 이번 사태에 연루된 경찰관들이 그렇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