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생각에서 영적 전쟁이 일어난다” 고상섭 그사랑교회 목사

입력 2022-07-26 15:02
게티이미지뱅크

‘일상의 영적 전쟁’은 상담가인 데이비드 폴리슨의 마지막 유작이다. 그는 영적 전쟁이 생각의 싸움에서 일어나는 일임을 깨닫고 일상 속에서 어떻게 영적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를 소개한다.

영적 전쟁이 일어나는 장소는 우리의 생각이다
‘일상의 영적 전쟁’은 여타 다른 ‘영적 전쟁’을 다룬 책과는 차별성이 있다. 저자는 영적 전쟁을 능력대결로 설명하지 않는다. 마귀가 영적 전쟁을 통해 노리는 곳은 바로 우리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폴리슨 자신도 20대 시절 예수님을 영접하려고 할 때 “너는 너무 더러워, 소망이 없어, 하나님은 절대 너를 받아주지 않을 거야”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치열한 영적 전쟁 이 시작된 것이다. 예수님께 자신의 부끄러운 부분까지 받아달라고 기도하자 평안이 찾아왔다. 이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마귀가 주는 영적 전쟁의 핵심은 생각 속에 거짓된 신념을 심어 주는 것이라 확신했고 그동안의 상담 과정 속에서 그것을 극복해가는 과정들을 알려준다.

영적 전쟁은 한 번의 싸움이 아닌 긴 과정이다
폴리슨은 영적 전쟁을 이야기하면서 에베소서 6장에 등장하는 ‘하나님의 전신 갑주’를 소개한다. 신자들은 이 땅을 살아가면서 마귀, 육신, 세상이라는 ‘어둠의 삼인조’를 만나게 된다. 그들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려면 하나님의 전신 갑주로 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싸움은 단순히 한 번의 기도회를 통해 무장하고 싸우는 단회적 싸움이 아니라 겸손, 사랑, 진리, 용기, 신실함, 선함, 그리고 지혜라는 성품적 무기를 필요로 하는 싸움이다. 마귀를 내쫓기 위한 특별한 기도문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마귀에게 승리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승리의 비결이다. 바울이 말하는 전신 갑주는 예수님을 성품을 닮아가는 과정이기에 성령의 은사가 아닌 성령의 열매에 가깝다.

영적 전쟁은 특별한 전투가 아닌 일상의 전투이다
상담가인 저자는 대부분 상담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분노, 두려움, 현실 도피라는 세 가지 정도의 문제를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분노라고 해서 극도의 분노를 폭발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교통체증, 동료, 가족, 날씨 등에 대한 불평불만도 여기에 포함된다. 두려움도 피해망상이나 공황장애 같은 것도 있지만 아주 사소한 일에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것도 포함된다. 현실도피는 알코올 중독이나 마약같이 심각한 수준도 있지만, 폭식을 하거나 TV를 너무 많이 보는 현상 등으로 우리의 일상 안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일 수 있다.

마귀는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다양한 상황과 사람들을 통해 거짓된 생각을 심어준다. 이런 일상에서 일어나는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폴리슨은 단순한 인간의 노력이나 기술이 아니라 복음을 적용시킬 것을 강하게 주장한다. 왜냐하면 복음이 적용될 때만 가장 건전하고 효과적으로 거짓된 생각이 뿌리 뽑히기 때문이다. 일상이라는 생각의 싸움에서 예수님을 닮아가는 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영적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간단하고 간편한 해결책이 아니라, 성경적이며 실천 가능한 대안들을 적절히 소개한다. 영적 전쟁은 능력대결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순종하며 살아가는 성화의 과정이다.
고상섭 그사랑교회 목사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