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사진) 경기도 이천시장은 “반도체 관련 기업이 관내에 꽤 많다. 반도체 시장은 하루하루가 바뀌어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며 “(공무원들에게)‘앉아서 기다리면 안 된다. 기업을 찾아 가서 필요한 게 뭔지 물어보고 해결책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천시 사상 최초 여성 부시장에 이어 3수 끝에 최초 여성 시장에 등극한 김 시장은 26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기업친화도시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시장은 “우리 이천시 세수에 있어 절대적으로 기여하는 SK하이닉스를 최근 방문했는데 주차장 문제가 시급하더라”면서 “시 차원에서 주차장을 마련해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SK하이닉스로부터 받은 세수 중 일정부분을 SK하이닉스를 위해 반드시 사용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시장의 기업 사랑은 상당히 깊다.
그는 “반도체 관련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협력업체들을 한 곳에 모아 단지를 조성할 것”이라면서 “관내 대학교 총장님들과도 만나 ‘시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며 반도체 학과 신설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뚝심과 당당함이 대단해 ‘여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김 시장은 “‘시민의 뜻’을 하늘같이 받들어 시장으로서의 책임과 소명을 다할 것”이라면서 “시민의 의견을 늘 경청하면서 언제나 시민과 함께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김 시장은 이천시민의 행복한 미래를 위한 ‘계획도시 이천’ 큰 밑그림 그리기에 역량을 집중할 의지를 강하게 보였다.
그는 “(전임 시장들이)아파트 등 개발 허가에 중점을 뒀다면 저는 30~50년 후를 내다볼 수 있는 도시계획를 수립해 놓겠다. 다음 시장이 누가 되든 칸(택지, 산업단지 등)만 채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시장이 계획도시 이천 큰 밑그림 그리기에 나서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도농복합도시로 세계적으로 아름답고 수도권에서 가까우면서도 사통팔달 교통 여건을 갖춘 이천시가 난개발이 돼선 안 된다”며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겠다”고 했다.
김 시장은 도시개발과 관련 경강선 중 이천시를 가로지르는 3개 역(신둔도예촌, 이천, 부발) 중심의 테마별 역세권 개발 추진을 내비쳤다.
그는 “부발역은 베드타운이 아닌 반도체와 6차산업 등을 두루 갖춘 10만명 규모의 자족도시로 개발할 것”이라며 “신둔도예촌역과 이천역은 문화타운과 먹거리가 어우러지게 조성하겠다”고 했다.
김 시장은 여주시와 인접한 부발읍 수정리에 예정된 이천화장장 부지와 관련해서는 심사숙고하겠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여주시와 협력할 것이 많은데 화장장을 이유로 갈등이 커져선 안 된다”면서 “화장장은 이천시민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시장으로서 ‘어머니 역할론’을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그동안은 이천시에서 아빠 역할인 국회의원의 역할만 강조된 측면이 있다”면서 “섬세함 등 여성의 장점이 있다. 시민의 행복을 위해 알뜰살뜰하게 엄마로서 시장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시장은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중앙정부와 경기도, 이천시 등에서 국정과 도정, 시정을 두루 섭렵한 40여년 간의 공직경험을 바탕으로 고향인 이천 발전을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불사르겠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이천=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