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국기문란 자초한 건 대통령… 경찰탓 마라”

입력 2022-07-26 12:47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경찰장악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과 관련한 경찰의 집단행동에 대해 “중대한 기강 문란이 될 수 있다”고 발언하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대통령이 두 번에 걸쳐 국기문란을 말했다. 그런데 국기문란을 자초한 사람은 바로 대통령과 정부다. 이를 왜 경찰 탓으로 돌리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맞받았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대통령께서 경찰들의 집단 목소리를 놓고 ‘국가의 기강문란’이라고 얘기했다. 진정 국기문란을 일으키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그 표현을 통해 확인된 것은 모든 일의 뒷배는 대통령이었다는 것”이라며 “그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왜 저렇게 무도하게 군사작전하듯 밀어붙였는지 궁금했는데 결국 대통령 지시를 받아 저렇게 했구나 확인한 셈”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대통령은 이런 국정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해달라. 대통령이 결자해지를 하고서 국민의 민생을 살피는 일에 집중해달라”고 촉구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서영교 경찰장악 저지대책단장 등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윤석열 정권 경찰장악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뒤 대통령실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원내대표는 또 윤 대통령이 최근 경찰 치안감 인사 논란 당시에도 국기문란이라고 지적했던 점을 거론하며 “국기문란이라는 표현이 입에 붙은 모양이다. 대통령께서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했으면 이런 상황이 왔겠나”라고 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행안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해 열린 경찰서장 회의를 ‘12·12 쿠데타’에 비유한 것에 대해서는 “경찰들이 ‘하나회 쿠데타’ 같은 발상을 하는 게 아니다. 대통령의 측근 이 장관이야말로 ‘행정쿠데타’ 같은 발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장관의 발언은) 대한민국을 40년 전으로 돌리는 사고”라며 “이 장관이 완전히 망상에 젖어있다는 생각을 했다. 다수 국민들은 경찰서장 회동에 대해 ‘있을 수 있는 회동’이라고 얘기하는데, 국민의 마음을 읽으려는 노력은 손톱만큼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가 입법예고 기간을 4일만 갖는 등 전광석화처럼, 군사작전 치르듯 경찰국 신설을 서두르고 있는데 무엇이 두렵나”라며 “정부조직법을 보면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를 관장할 수 있지만, 정부조직법 어디에도 행안부 장관이 치안사무를 관장할 수 있다는 조항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