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총장 패싱인사’ 따지자…한동훈 “의원님 장관하실 때 그랬다”

입력 2022-07-25 18:14 수정 2022-07-25 18:17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정부 첫 법무부 장관과 문재인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이 새 정부 출범 뒤 처음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맞붙었다.

한동훈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안보·통일분야 대정부질문에서 15분 동안 날선 대화를 나눴다.

선제 공격은 박 의원이 가했다. 박 의원은 한 장관을 불러 “검찰총장이 두 달째 넘는 공석인데 대검 검사급, 고검 검사급, 평검사 전부 (인사를) 한 장관이 다 해버렸다”고 주장했다.

윤석열정부 들어 검찰총장이 공백인 상황에서 검찰 인사를 단행한 한 장관을 겨냥한 것이다.

한 장관은 즉각적으로 “과거 의원님께서 장관이실 때 검찰총장을 완전히 패싱하시고 인사를 하신 것으로 안다”고 맞받았다. 이에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박 의원은 “택도 없는 말씀 말라”며 한동안 한 장관을 노려봤다. 한 장관은 “저는 검찰의 인사 의견을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이 반영했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 장관은 이어 “검찰총장 없이 인사한 전례는 당연히 있다”면서 “과거 지난 정권 하에서 윤석열 당시 중앙지검장이 임명될 당시에 검찰총장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때와 달리 지금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과 충실하게 인사 협의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의원은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법무부 장관과 인사 협의를 할 수 없다며 “수사만해서 소위 헌법과 법률에 많이 알고 있지 못하는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한 장관은 “잘못된 판단”이라며 “국민들께서 보시고 판단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법무부 장관 직속 인사정보관리단 설치의 위법성을 놓고도 정면충돌했다.

박 의원은 “정부조직법 제32조에 법무부 장관의 직무 중 인사는 없다”고 지적했다. 법무부에 인사와 관련한 권한이 없으니 인사정보관리단을 설치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법제처 판단까지 돼서 시행 중인 사안”이라며 “제가 이 일을 하는 것이 잘못이라면, 과거 정부 민정수석실에서 했던 인사 검증 업무는 모두 위법”이라고 역공을 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이완규 법제처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친구인 점을 암시하면서 “초록은 동색 아닌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장관은 국무위원 중 한 사람에 불과한데 국무총리를 검증하고, 대통령 비서실장을 검증할 수 있는 ‘왕중의 왕’, 1인 지배시대를 한 장관이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범계(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의원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도 거론됐다.

박 의원은 “(김씨의) 법인카드 의혹 관련해서 (경찰이) 130회 이상 압수수색했다”면서 “과잉 수사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나 한 장관은 “저는 의원님과 달리 구체적인 사안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이미 말했다”고 맞받았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도 도마에 올랐다. 한 장관은 “곧 (검찰 수사) 결론이 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 장관이 박 의원에 역공을 가할 때 손뼉을 치며 “참 잘한다”고 응원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한 장관을 겨냥해 “그게 답변하는 태도인가”라고 공격했다.

오주환 김승연 강보현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