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치료를 위해 한방에서 주로 처방되는 ‘JS트로겐’의 주요 한약재인 황정(층층갈고리둥굴레)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연구논문이 나왔다.
기존 합성 에스트로겐(E2)을 활용한 호르몬 보충요법이 자궁 내막암이나 유방암 같은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보고가 있는 상황에서 부작용 적은 천연 갱년기 치료제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박두리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동물실험 연구논문을 SCI(E)급 저널(Biomedicine & Pharmacotherapy)’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실험 쥐를 대상으로 난소 절제 수술을 통해 갱년기와 같이 여성 호르몬이 감소한 환경을 재현했다. 이어 쥐들을 황정 투여군과 합성 에스트로겐 투여군으로 나눠 갱년기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각 군에 따라 6주간 황정 추출물 및 합성에스트로겐을 각각 구강 투여했으며 황정 추출물의 경우 3가지 농도(100, 200, 400 mg/kg)로 처리해 농도에 따른 변화를 살폈다.
먼저 연구팀은 질의 두께 회복 정도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연구를 위해 질 표피세포 및 단면의 염색을 실시한 후 여성호르몬이 발현하고 기능하도록 돕는 ‘에스트로겐 수용체 알파(ERα)’와 ‘에스트로겐 수용체 베타(ERβ)’의 발현량을 관찰했다. 질 조직 내 ERα와 ERβ 발현량이 많을수록 질 표피 두께 회복이 촉진되며 이는 질 건조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황정 투여군의 경우 가장 높은 ERβ 발현량을 보이며 뛰어난 표피 두께 회복 효과를 보였다. 또한 황정은 ERα와 자궁내막 과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인자인 ‘섬유아세포성장인자(Fgf)2’와 ‘Fgf9’을 억제해 부작용 없는 갱년기 치료제로 확인됐다.
반면 합성에스트로겐 투여군은 정상군과 황정 투여군에 비해 자궁내막에서 ERα의 발현량이 두드러지게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하지만 ERα 발현량 증가는 자궁내막 과형성과 같은 부작용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이에 연구팀은 황정 투여군의 치료 안전성이 합성에스트로겐 투여군 보다 높다고 해석했다.
박두리 선임연구원은 25일 “이번 연구는 JS트로겐의 주요 한약재인 황정의 갱년기 개선 효과와 기전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천연 갱년기 치료제로써 호르몬 치료의 부작용 우려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사용 가능한 만큼 치료법 활용 및 건강기능식품으로의 개발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