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자본시장 현황을 파악하는 등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윤석열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위기의 원인을 제거하기보다, 위기를 기회로 (오판하고) 원인을 심화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청개구리, 그중에서도 ‘빨간색 청개구리’ 같은 정책을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민주당 유력 당권주자인 이 의원은 8·2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예비경선(컷오프)을 사흘 앞둔 이날 윤석열정부 경제정책을 비판하며 선명성을 부각시키면서 대세론을 굳히기 위한 전략을 구사했다.
반면 비명(비이재명)계 당권 주자들은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흐름을 꺾기 위해 ‘이재명 때리기’ 에 올인했다.
이 의원은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윤석열정부의) 경제·민생 대책이 거꾸로 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정부의 법인세제 개편 등에 대해 “‘슈퍼리치’ 초대기업에 대한 감세 정책, 서민 지원 축소 등을 보면 양극화를 심화시키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경제·민생의 위기는 결국 양극화와 불평등으로부터 오는 측면이 강하다”라며 “위기가 있으면 그것을 극복하는 게 정치의 역할인데, 우리 정부의 정책은 반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시장 안정에 노력하기보다 방치하는 태도를 취해 소액투자자에게까지 막대한 피해가 갔다“면서 “한시적 공매도 금지는 즉각 시행해야 효과가 있는데 아직 검토만 하는 것도 매우 아쉽다”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지난 17일 당대표 선거 출마 선언 이후 컷오프 선거인단인 중앙위원을 만나는 일정 외에는 민생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18일엔 연세대 청소노동자를 만났고, 이날도 자신을 찾아온 한국거래소 청소노동자들의 얘기를 들은 후 거래소 관계자에게 근무 환경을 개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 의원이 윤 대통령 비판 메시지를 쏟아내는 것은 ‘민생에 소홀한 정부’를 강조해 자신을 차별화하려는 의도”라며 “윤 대통령과의 ‘대선 2라운드’ 구도를 만들어 야권 유력 당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부각하는 효과도 노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비명계 주자들은 이 의원의 ‘셀프 공천’ ‘사법리스크’ 관련 공격을 이어갔다.
비명계 대표주자인 설훈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의원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자신을 공천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셀프 공천’ 논란과 관련해 “그렇게까지 해서 국회의원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느냐 이 점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면서 “무슨 해명이 정확하게 나와야 되는데 아직도 안 나오고 있는 게 이상하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또 이 의원을 겨냥해 “여러 가지 도덕적 문제점들 이게 바탕이 깔려 있고, 그다음에 더 문제가 되는 건 현실적으로 사법적 리스크가 있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박용진 의원도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셀프 공천 의혹에 대해 “(이 의원이) 자신의 공천조차도 압력을 가할 수 있었다면, 당대표가 됐을 때도 다음 총선에서 사감 공천, 공천에 대한 부당 개입 등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당이 불러서 나왔다고 했던 이 의원의 주장과는 다르게 당에 ‘불러 달라’고 (본인이) 요청을 했다는 얘기”라며 “인천 계양을 공천은 평가, 지적, 비판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의 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박주민 의원 등 4명의 주자들은 26일 방송 토론회에 이어 ‘호프 미팅’을 가지며 단일화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안규영 김승연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