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더 나은 삶을…” 조국 우크라이나 위해 NBA 우승 반지 내놓은 메드베덴코

입력 2022-07-25 15:02

미국프로농구(NBA) 로스앤젤레스(LA) 레이커스에서 뛰었던 슬라바 메드베덴코(43)가 조국 우크라이나를 위해 NBA 우승 반지를 경매에 내놨다.

AP통신은 24일(현지시간) “메데베덴코가 우크라이나를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NBA 챔피언 반지 두 개를 판매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파워포워드였던 메드베덴코는 2000-2001 시즌 LA레이커스에 입단했고, 2001년과 2002년 코비 브라이언트 샤킬 오닐 등과 함께 우승을 맛봤다.

스포츠용품 경매업체 ‘SCP 옥션스’는 반지의 낙찰금액을 메드베덴코의 ‘플라이 하이’ 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 재단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학교의 스포츠 인프라를 복원하고, 스포츠클럽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매는 다음 달 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경매업체 측은 최종 낙찰가가 최소 10만 달러(약 1억3000만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메드베덴코는 키이우 인근 건물 옥상에서 러시아군의 로켓을 미사일을 본 뒤 경매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금고 안에만 둘 거라면 이 반지가 왜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어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우크라이나인들과 아이들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돕기 위해 반지를 팔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군이 100개 이상의 학교를 폭격했기 때문에 학교를 고치려면 많은 돈이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에는 겨울이 있고 아이들은 뒷마당이 아닌 실내에서 놀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