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대한 경찰의 집단적 반발에 대해 여권이 “배부른 밥투정” “경찰판 하나회”라며 맹공을 퍼붓자, 더불어민주당은 반격에 나섰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향해 “판사 출신 장관의 인권의식이 이 정도 수준이어서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판사 출신의 이수진 의원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추진 당시 검찰의 집단 반발을 언급하며 “검사들이 회의하면 정의이고, 경찰들이 회의하면 불법이냐”고 지적했다.
이날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과 무관한 집단행동을 하는 건 직무유기이자 국민 혈세로 꼬박꼬박 월급 받는 이들의 배부른 밥투정으로 보일 뿐”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에는 “불법적 행위를 하면서 의인이라도 되는 양 행세하고 있다. ‘경찰판 하나회’”라고 맹비난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전국 경찰서장회의에 대해 “군으로 치면 각자의 위수지역을 비워놓고 모임을 한 것은 거의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으로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이러한 권 대행과 이 장관의 발언에 대해 우 비대위원장은 “경찰 중립성을 지키고자 하는 서장들을 쿠데타에 비교하는 것은 언어도단에 적반하장”이라며 “(이 장관이) 말을 심하게 한다”고 말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경찰의 권한이 세져서 문제라고 하면 사개특위에서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을 만들면 된다”며 “야당이 말하는 문민 통제 방안을 쓰셔야지, 대통령과 장관이 경찰을 장악하는 게 어떻게 문민 통제냐. 무모한 경찰 장악 의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수진 의원은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의 대기발령 조치를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은 인사권으로 경찰들을 겁박할 것이 아니라 경찰들과 직접 대화와 토론하는 자리를 만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이 존경한다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기수파괴 인사방침에 반발하는 검사들과 직접 토론을 했다”며 “‘이쯤 되면 막 나가자는 거지요?’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격의 없는 토론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정부가 권위주의 정부를 답습하지 말고 민주 정부의 길을 가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