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이 표류한 제주서 내달 국제학술세미나

입력 2022-07-25 14:10 수정 2022-07-26 11:13
2003년 서귀포시가 건립한 안덕면 용머리해안 일대 하멜 상선전시관의 모습. 제주도 제공

1653년 8월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선원으로 근무하던 하멜 일행은 무역선을 타고 일본 나가사키로 향하던 중 폭풍우를 만났다. 난파된 배가 도착한 곳은 제주도의 서쪽 해안. 살아남은 선원들은 이후 13년을 조선에 억류돼 살다 네덜란드로 돌아갔고 하멜은 ‘하멜 표류기’로 알려진 난파기를 발간했다. 우리나라에 관한 서양인의 최초의 저술로 당시 유럽인의 이목을 끌었다.

제주도가 369년전 하멜 일행의 제주 표착을 기념해 내달 12일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에서 국제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주제는 ‘하멜, 유럽과 아시아의 글로벌 공영 비전’으로, 이윤영 전(前) 주네덜란드 대사가 기조연설을 한다.

전경수 서울대 명예교수가 기조 강연을 맡고, 제주대학교 김동전 교수와 네덜란드 라이덴대학 보데인 왈라번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한다.

그동안 하멜 표류와 관련해 제주에서는 한국하멜기념사업회가 2008년부터 죽은 선원을 추모하는 추모제를 열어왔다.

올해는 제주도가 예산을 일부 지원해 민간 단체와 국제학술세미나를 추진한다.

하멜이 태어난 네덜란드 호르쿰(Gorcum) 시의 부시장도 처음 제주를 찾는다. 제주와 네덜란드간 국제교류 증진에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좌임철 도 해양수산국장은 “하멜 표류 369년을 맞아 국제 세미나를 마련한다”며 “네덜란드와 민간 차원의 다양한 문화교류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귀포시는 2003년 서귀포시 안덕면 용머리해안 일대에 하멜 상선전시관을 세웠다.

하멜 일행의 표류 기록은 제주목사 이익태의 ‘지영록’과 이원진의 ‘탐라지’ 등 여러 사서에 실렸지만 정확한 표착지가 특정되지 않아 용머리 해안과 신도2리 해안 등을 놓고 주장이 갈리고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