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권시장의 하반기 흐름을 좌우할 결정적인 이벤트들이 이번주 일제히 시작된다.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대형 기술주들의 실적발표다. 약세장(베어마켓)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히 우세하지만, 기업들의 2분기 실적 결과가 양호하다면 현재 ‘주가 바닥론’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내외 증시의 약세장을 촉발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다. 주요 경제지표도 발표된다.
1. 애플 [AAPL]
세계 최대 시가총액 1위 업체 애플의 실적이 28일 장 마감 후 공개된다. 월가가 측정한 애플 목표 주가는 기존보다 대폭 낮아진 상황이다. 모건스탠리는 애플 목표 주가를 기존 185달러에서 180달러로 하향했다. 웰스파고는 205달러에서 185달러로 낮췄다. 가장 큰 폭으로 목표 주가를 낮춘 모네스크레스피하트증권은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 우려와 빅테크 기업 규제 리스크를 짚으며 199달러에서 174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분기 달러화 강세, 공급망 차질, 중국 경제 봉쇄로 인한 맥과 아이패드 매출 부진 등이 기대치를 낮춘 요인으로 지목된다. 애플의 현재 주가는 154.09달러다. 여러 악재를 반영하더라도 현재 가격에서 최대 20%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셈이다.
애플에 앞서 시가총액 2·3위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이 26일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27일에는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플랫폼스의 실적이 공개된다. 보잉과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비자, 마스터카드 등도 이번 주 중 실적을 공개한다. 이번 주에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편입 종목 중 3분의 1가량 기업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주 S&P500 상장 기업 중 75.5%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우려 등 복합적인 악재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 경제지표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8일 공개된다.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성장률 전망 모델인 GDP 나우는 미국의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을 계절 조정 기준으로 마이너스(-)1.6%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미국 경제는 기술적인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든다. 미국의 1분기 경제 성장률은 이미 역성장을 기록했다. 통상 성장률이 두 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기술적인 침체에 접어들었다고 해석한다. 미국의 비영리 민간 연구기관인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미국의 경기 침체를 공식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29일 발표될 6월 개인소비지출(PCE) 지표도 주목할만한 요소다. 연준은 PCE 지표를 통화정책에 참고하는 핵심 자료로 활용한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 이코노미스트들은 6월 근원 PCE 가격지수가 전월과 같은 수준인 전년 동기 대비 4.7% 올랐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3. 금리 인상
연준은 26일부터 이틀 동안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대폭 올릴 전망이다.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 지난달에 이어 이번에도 0.7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기존 1.50~1.75%에서 2.25~2.50%로 오르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1%포인트 이상 인상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6월과 7월 모두 각각 0.75%포인트씩 올린 뒤 9월 0.5%포인트, 11월과 12월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연준 위원 대부분이 FOMC 2주 전 시작되는 침묵 기간 직전에 75bp 인상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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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