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尹대통령이 직접 올라탔다”…경찰서장 대기발령 맹공

입력 2022-07-25 11:24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은 경찰국 신설에 반발하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서장에 대한 대기발령 조치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이 문제에 직접 올라탔다고 본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 제기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 추진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회의 한 번 했다고 바로 현장 치안을 책임지는 서장을 해임하는 일이 가능한지, 아직 임명받지 않은 경찰청장 후보자가 이런 행위를 해도 되는지, 그런 권한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우 위원장은 이어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나서서 이 문제에 올라탔다”며 “이는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것이라고 해석한다. 하필이면 대통령 비서실장의 첫 등판이 경찰 장악 관련이라니, 정말 어이가 없다”고 비난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러면서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의 경찰 장악 음모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겠다”며 “경찰장악 관련 기구를 원내 태스크포스(TF) 수준에서 당 차원 기구로 격상해 확대 개편하고, 법률적 대응과 국회 내의 각종 현안 대응 등 다각적으로 경찰 장악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우 위원장은 “(정부는) 경찰국을 설치해 경찰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철회하기를 바란다”며 “철회하지 않는다면 더 큰 국민의 심판이 내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회의에서 “손에 돌을 든 것도 아니고 거리에 나선 것도 아닌데 윤석열정부는 회의를 주최한 서장을 즉각 대기발령하고 참석자들을 전원 감찰하겠다고 나선다”며 “13만 경찰관들에게 입도 뻥긋 말라고 본보기를 보여준 반민주적 조치이자 명백한 보복인사”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대한민국 전체를 책임져야 할 대통령이 왜 아직도 검찰주의자를 자처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경찰들의 정당한 의견 개진마저 묵살하려는 행태는 그 자체가 반민주적 시도이자 국기 문란”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는 당분간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해임건의안을 발의할 단계가 아니다”며 “섣불리 발의했다가는 민주당이 유리한 현재 국면이 전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해임건의안을 일방 처리할 경우 독주 프레임에 갇혀 정부·여당에 반격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원내 지도부 소속 한 의원도 통화에서 “국회 상임위원회나 국정감사, 인사청문회 등 경찰국 신설 문제를 다룰 기회가 많다”며 “해임건의는 이후에 추진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해임건의안을 처음 주장한 강병원 의원에게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