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보다 더 긴장 많이 했습니다.”
구단 40년 역사 중 최장인 13연패를 끊고 마침내 1승을 달성한 삼성 라이온즈의 오재일이 연패 탈출 소감을 밝혔다.
삼성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8대 0으로 승리하며 14경기 만에 승리를 맛봤다. 이날 4번타자로 나선 오재일은 5타수 3안타, 5타점, 1홈런, 2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수훈선수로 뽑힌 오재일은 이날 경기후 방송 인터뷰에서 “일단 팬들에게 너무 죄송하다”며 “(승리가) 너무 기뻤는데 한편으로 너무 죄송해서 좋아할 수가 없었다”고 운을 뗐다. 그간의 연패를 언급하며 연신 “죄송하다”고 말했다.
오재일은 “매일 이기려고 했지만 계속 게임이 안 풀리고,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 있어서 절망감도 있었다”며 “(그럼에도) 끝까지 해보자고 해서 연패를 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팀의 중심타자로서 많이 해결해주지 못하며 동료들에게도 미안했고, 팬들에게 죄송했다”며 “죄송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개인적인 감보다는 무조건 오늘이 마지막 타석이라 생각했다”며 “진짜 한국시리즈보다 더 긴장많이 했다. 그래서 집중력이 많이 생겼던 거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각오도 전했다. 그는 “연패기간은 선수들이 더 독해질 수 있는 계기라 생각한다”며 “이제는 다시는 이런 실수(연패)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오재일을 비롯해 삼성 타선은 이날 선발 전원이 안타를 기록하며 대승에 힘을 보탰다. 구자욱은 4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으로 부상 복귀 후 첫 안타를 기록했고, 김재성 이원석 이재현 오선진이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삼성은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오재일이 2루타로 출루했고, 이후 김재성이 2루타를 치며 선취득점을 올렸다. 오재일은 5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키움 선발 타일러 애플러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터뜨리며 3-0이 됐다.
삼성은 6회초 5점을 대량득점하며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키움의 두 번째 투수 양현은 타자 2명을 연이어 아웃시켰다. 하지만 이재현 오선진 김현준에게 3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만루위기에 처했고 구자욱과 호세 피렐라에게 볼넷을 주며 밀어내기로 2점을 헌납했다. 오재일은 이어진 타선에서 볼카운트 2-2 상황에서 또 좌중간 2루타를 치며 주자 3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여 8-0을 만들었다.
삼성 선발 허윤동은 ‘인생 역투’를 선보이며 승리투수가 됐다. 6이닝 무실점 7탈삼진, 2피안타, 3볼넷 등 생애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키움 타선을 꽁꽁 묶었다. 삼성은 허윤동을 불러들이고 7회부터 불펜진이 남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를 확정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