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발령’ 류삼영 “목 내놓은 우릴 무시…더 큰 반발 있을 수밖에”

입력 2022-07-24 17:04 수정 2022-07-24 17:47
지난 23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끝나고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이 회의 결과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해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가 대기발령 조치된 류삼영 총경은 24일 “칼만 휘두르면 머리를 숙일 줄 아는 모양인데, 우리는 목을 내놓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 총경은 이날 경찰청 수뇌부가 회의 참석자들을 엄정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세운 것에 대해 “우리를 무시하는 처사다. 더 큰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연합뉴스에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경찰 내부망에 대기발령 사태와 관련해 비판 글이 연이어 올라오는 상황에 대해선 “경찰은 (위에서) 윽박지르면 별다른 소리 못하고 주눅 드는 사람들이었다”면서도 “제가 일을 키우다가 대기발령 되는 것을 보고 억눌렸던 것이 표출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찰국 신설 반대에 주도적으로 나선 이유에 대해선 “국가와 국민, 경찰에 중대하게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30년 만에 바꾸는데, 아무런 논의도 없이 얼렁뚱땅하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며 “경찰력을 장악하려는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류 총경은 또 “당초 내일(25일) 경찰청장 후보자와 만나 총경들 의견서를 전달하려고 했으나, 만남이 ‘부적절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다른 총경들과 향후 방안을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회의 전날(22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측에서 회의를 마치면 다음주 월요일(25일)에 오찬하면서 회의 결과를 들려달라고 했었다”며 “갑자기 회의 진행 중이던 오후 4시쯤 해산하라고 직무명령이 내려왔다. 갑자기 기류가 바뀐 것”이라고 경향신문을 통해 설명하기도 했다.

류 총경은 이달 초 사표가 수리된 김창룡 전 경찰청장과 경찰대 4기 동기이기도 하다. 부산지방경찰청 수사2과장, 부산 연제경찰서장, 부산 영도경찰서장, 부산지방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과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 등 주로 부산에서 근무하다 올해 울산 중부경찰서장으로 발령 났다.

앞서 총경 190여명은 지난 23일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 최규식홀에서 사상 첫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열고 행안부 내 경찰국 설치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후 경찰청은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 총경(전 울산 중부경찰서장)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를 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