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기 서울시의장 “TBS 조례 하반기 통과 목표…시교육청 예산 방만 운용”

입력 2022-07-24 15:24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TBS에 대한 예산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의 조례를 하반기 정례회에 통과시키겠다”며 “감정적으로, 졸속으로 처리하지 않고 충분히 논의하고 의견을 청취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또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추경예산 3조7000억원 중 2조7000억원을 기금으로 적립하겠다고 한 데 대해선 “교육청이 그동안 예산을 풍성하게 사용했다는 방증”이라며 칼날 검증을 예고했다.

김 의장은 24일 서울시의회 집무실에서 가진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TBS는 교통방송으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며 “서울시민의 세금 지원을 중단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강택 TBS 사장이 ‘TBS를 겁박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는데 그게 아니라 교통방송이 새로운 기능 전환을 모색하고, 대안을 강구하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 전원은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티비에스(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을 2호 의안으로 발의한 바 있다. 김 의장은 “시민들로부터 ‘너무 잘했다’는 문자와 연락을 너무 많이 받았다”며 “시 의회는 시민 대표기관이고, 절대다수 시민의 의견을 반영하는 게 의회의 본분”이라고 발의 배경을 밝혔다. 이어 “시민의 뜻을 반영해 발의했고, 발의한 만큼 통과가 목적”이라며 “금년도 하반기 정례회 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때 8~9월 임시회 기간 통과시킬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김 의장은 “충분히 논의하고,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쳐 졸속으로 처리하지 않고 결정하겠다”며 “감정적으로 처리했다는 소리는 듣지 않겠다”고 부연했다.

김 의장이 강경 입장을 밝히면서 김어준씨 방송에서도 한 차례 출연 요청이 왔다. 해당 방송에 나갈 생각을 묻는 말에 그는 “지금은 적절치 않다. 이 대표가 ‘겁박’이라며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하지 않았느냐”며 “사과 요구를 했음에도 하지 않았다. 태도 변화가 없는데 나도 출연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김 의장의 주요한 관심사 중 하나는 교육 문제다. 우선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편성한 추가경정예산 3조7000억원에 대해선 “예산 운용 기법에 전혀 맞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 교육청은 3조7000억원 중 1조원은 노후 시설 개선, 무상급식 제공 등에 사용하고 남은 2조7000억원은 교부금 변동에 대비해 적립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추경은 긴급히 소요되는 분야에 지원을 해줘야 하는 것인데, 지금은 돈이 남아돈다는 것”이라며 “왜 그러나 봤더니 정부에서 내국세 증가분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내려보냈는데 더 쓸 데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육청은 앞으로 중앙정부가 예산을 줄일 걸 대비해 기금으로 적립한다는데, 이는 법령 개정까지 필요한 사안이어서 중앙정부의 계획조차 수립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걸 대비해 기금을 적립하겠다는 건 이해되지 않는 운용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 교육의 문제점으로 기초학력 저하와 이념 편향성 교육을 꼽았다. 특히 기초학력 저하 부분에 대해 “지역별로, 소득수준별로 학력 차이는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를 매워야 하는 게 공교육”이라며 “그러나 지난 십여 년간 사교육이 이를 전담토록 하면서 공교육이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표적으로 기초학력 수준을 정확하게 평가해야 하는데 전수조사가 아닌 표본 조사를 해왔다”며 “결과도 공개하지 않아 깜깜무소식이다. 현장에서는 학력 저하 현상과 학력 격차가 심각하다고 아우성”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서울교육 학력 향상 특위 구성결의안’을 의원 전원 명의로 발의했다. 김 의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현실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와있는지 충분히 알아본 뒤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지난 4일 11대 시의회 개원사에서도 “교육감 지지율이 40%에도 못 미치는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비판한 바 있다. 그는 “개원사는 좋은 말을 해야 하는데 조희연 교육감을 앞에 두고 거북한 말씀을 드렸다”며 “며칠 뒤 조 교육감이 본회의장에서 ‘앞으로 기초학력 문제에 대해 심층적인 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과반을 달성한 데 대해 “어느 조직이든 오랜 기간 특정 정당이 운영하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과거 12년간 민주당이 주도한 시의회가 독선과 독단에 빠져있다는 게 시민들의 평가”라고 해석했다. 이어 “그동안 서울시정에 투여돼있는 무분별한 제도 등을 걷어내겠다”며 “민주당과 충분히 논의해서 처리하겠다. 독단적으로 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