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소리꾼 이문주(목사)명창이 25일 한국국악신학원을 설립한다.
서도소리란 황해도와 평안도에서 전문명창들에 의해 전승된 전통성악이다. 고구려의 기상이 묻어나는 씩씩하고 박진감이 넘치는 소리다. 시창,좌창,입창,민요,민속놀이,송서,무용 등 7종목으로 구분된다.
국악신학원 위치는 인천시 남동구 백범로 하얀교회 교육관이다. 이 건물 2층과 3층 교실 3개 100평를 활용해 국악신학원이 문을 여는 것이다.
이문주 목사가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로 지정된 종목은 입창(서도선소리산타령:초목이,놀량,사거리,중거리,경사거리)이다.
서도좌창은 앉아서 부르는 전문가 소리다. 공명가, 사설공명가, 초한가, 배따라기, 영변가, 봉황곡, 관동팔경, 제전, 장한몽, 초로인생, 전장가, 향산록 등 모두 12곡으로 되어 있다. 완창소요 시간은 2시간으로 전국국악경연대회 명창부 경연곡목이기도 하다.
이 목사는 우리나라 최초로 서도12좌창 완창 CD 음반을 녹음 발매한 바 있다. 완창 발표회도 10차례 가졌다. 국악인으로는 드물게 고신대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목회자가 됐다. 또 효문화학을 전공해 효학박사(Ph.D) 학위를 취득한뒤 국내외에 효를 가르치고 전파하면서 국악계 인간문화재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1974년 KBS-TV 국악경연대회에서 장원에 오른 뒤 당시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예능보유자 고 김정연선생에게 발탁됐다. 김정연 선생 문하에 들어가 선생자택에서 숙식을 제공받으면서 서도소리를 익혔고 전수장학생을 거쳐 1986년에 서도소리 이수자가 됐다.
그는 스승이 작고할 때까지 일을 돕는 과정에서 신학 등록금을 지원받아 학부에서는 작곡·지휘를 전공했다. 또 피아노조율을 직접하기 때문에 음 감각에 예민해 스승 김정연선생 생전에 ‘서도소리대전집’란 저서를 발간할 때 악보와 장단을 채보하는 일과 편집을 담당해 우리나라 최초로 서도소리 전수교재 책을 발간하는 일을 수행했다.
김정연 선생 문하의 서도소리 선배로서는 국가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예능보유자 이춘목 명창이 있다. 동료로서는 황해도 무형문화재 제3호 놀량사거리(서도산타령) 예능보유자 한명순 명창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문주명창은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육군 제00부대 국군교회 담임목사로 22년간 사역하고 올 6월말 정년을 맞아 은퇴했다.
또한 인천에 소재한 성산효대학원대학교(총장 최성규) 예술융합학과 석박사과정 초빙교수로 강의를 하면서 중국산동성사범대학교 한국어과 객좌교수로 한국음악을 후학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이번에 설립한 국악신학원의 목적은 국악을 통한 선교이지만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을 90%장학금으로 가르쳐 국악강사와 효교육지도사로 일 자리를 만들어 주는 일도 추진하게 된다.
그는 한국국악찬양가수협회를 창립해 서양음악 일색인 찬송가를 한국음악(국악찬양)으로 작사, 작곡, 연주해 한국 교회음악을 국악화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 일을 인정받아 제21회 한국기독교 문화대상(국악부문)을 수상했다. 이를 계기로 전국교회의 초청을 받아 공연하며 국악찬양 음반과 국악찬양 작곡집을 발간해 보급하고 있다.
이문주 명창은 23일 “설립된 한국국악신학원에서 한국 교회음악의 국악화 시도와 국악선교 공연을 통한 선교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