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이 첫 교섭단체 연설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16번 언급한 데 대해 “연설 듣는데 귀를 의심했다. ‘조폭’ ‘미신’ 얘기가 나오는데 술 드시고 아직 덜 깨셨나 이런 느낌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진중권 전 교수는 지난 21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분이 지금 들뜨신 모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권 대행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한 첫 여당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미신’이라 칭하는 등 전 정부의 잘못을 탓하는 기조를 이어갔다. 해당 연설에서 ‘윤석열’을 4번 말하는 동안 ‘문재인’은 16번 언급했다.
진 전 교수는 “전체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이념적’이다. 굉장히 위험하다”며 “경제가 어려운 게 전 정권 탓이라고 얘기하는데 우리가 국가주도경제 시대도 아니고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있지 않았나. 이런 국제적 문제를 우리만 겪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렇게 한다면 전 정권과 완전히 반대로 모든 걸 다 하겠다는 대책이 나오는데 그러면 경제에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며 “탈원전도 미신이라는데 그럼 독일 같은 나라는 미신을 추구하나. 원자력을 안 짓는 이유는 다른 수단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만 지구온난화가 급속히 빨리 다가오니 원전을 일시적으로 허용해주는 건데 장기적 계획 없이 (탈원전을) 완전 폐기하겠다니”라며 “이런 신경질적 감성적 이념적 접근을 하면 나라가 엉망이 된다”고 꼬집었다.
함께 출연한 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다운 연설”이라며 “대선 후보 시절부터 대통령이 한 얘기를 그대로 반복한 것이고 세계관이 낡고 고루하다”고 첨언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