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마트폰 기업 애플이 자사 애플리케이션 지도에 백두산 천지 전체를 중국 영토로 표기했다가 반크와 누리꾼들의 항의를 받고 정정했다.
국내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애플 지도에서 ‘백두산 천지’를 검색하면 전체 영역이 한반도를 벗어나 중국 영토로 표시한 오류를 최근 발견했다”며 지난 12일부터 글로벌 시정 운동을 펼쳤다.
천지는 1962년 10월 12일 저우언라이 전 중국 총리와 김일성 북한 국가주석 사이에 체결된 백두산 일대 국경 조약인 ‘조중변계조약’에 따라 분할됐다. 분할 비율은 북한 54.5%, 중국 45.5%씩이다. 이에 따라 천지 서북부는 중국에, 동남부는 북한에 귀속됐다.
하지만 기존 애플 제품의 지도 설명에는 백두산 천지가 ‘중국 창바이산(長白山) 천지’로 소개됐다. 국내 포털 사이트 네이버 지도와 미국 구글 지도에는 천지가 절반은 북한, 절반은 중국 영토로 그려져 있다.
반크는 “‘한민족의 영산’인 백두산 천지는 한국 역사에 중요한 의미와 상징성이 있기에 천지 전체가 중국 영토로 표기된 오류를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며 항의했다. 글로벌 청원 운동 등으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무엇보다 전 세계 수십억 명이 컴퓨터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애플 지도를 사용하며 이를 통해 세계 지리를 인식하는 현실에서 애플의 천지 영토 왜곡은 시급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크는 애플에 국내 포털사이트 네이버 지도와 미국 구글 지도처럼 천지를 북한과 중국 영토로 나눠서 표시해 달라고 요구하는 항의 서한을 보냈다. 누리꾼들도 시정 캠페인에 동참했다. 이에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자사 전자기기에 탑재된 지도에 백두산의 표기 오류를 바로 잡았다.
박 단장은 “이번 성과는 캠페인에 동참한 많은 한국인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이제는 지도에서 백두산을 ‘창바이산’으로 단독 표기하는 오류를 고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백두산을 ‘창바이산’으로 규정하며 백두산 일대가 고대부터 역사·문화적으로 줄곧 중국의 영토였음을 주장하는 ‘창바이산 문화론’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한국의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만들려하는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백두산을 ‘중화 10대 명산’으로 지정해 전 세계에 백두산을 중국의 창바이산으로 홍보하고 있다.
황서량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