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살세툰] 골프계 우영우? 계속될 이승민의 도전

입력 2022-07-24 00:06 수정 2022-07-24 09:54

자폐성 발달 장애를 지닌 프로 골프 선수 이승민(25)이 장애인 US오픈 초대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현지시각으로 20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파인허스트 리조트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한 건데요.

경기가 2차 연장전까지 이어진 만큼 치열한 승부였습니다. 연장전의 상대였던 스웨덴의 펠리스 노르만 선수 역시 발달 장애인입니다.

이승민은 약 1.8m 거리의 파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 지었습니다. 그 순간 이승민은 두 손을 들며 환호했죠. 함께 경쟁했던 선수들도 물세례로 이승민의 우승을 축하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승민은 경기 도중 ‘할 수 있다’라는 말을 여섯 번이나 되뇌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승민은 “꿈을 이룬 것 같다”라며 이후 한국에 돌아가서도 코리안투어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폐성 발달 장애 진단을 받은 이승민이 골프를 시작한 것은 중학교 1학년 때입니다. 초등학생 때는 아이스하키를 했지만, 부상이 너무 잦아 골프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이승민에게 골프는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골프공이 날아가는 것이 좋았다는군요. 이승민이 골프를 치면서 발달장애 2급이 3급으로 조정되었습니다. 원래 타인과 눈 맞추는 것을 어려워 했지만, 골프 선수로 뛰면서 소통 능력과 사회성이 향상되었죠.

이승민은 2014년에 고등학교 2학년 신분으로 세미 골퍼 자격을 얻었습니다. 2017년에는 다섯 번의 도전 끝에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처음으로 1부 투어 프로 선발전을 통과한 발달 장애 선수가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전국대회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던 이승민은 공식 대회에서 개인전 첫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또한 미국골프협회(USGA)가 새롭게 창설한 대회에서 초대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이번 어댑티드 오픈에는 각국의 장애인 골퍼 78명이 참가했습니다. 군 복무 중 폭발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어 의족을 한 선수, 다운증후군 등 발달 장애가 있는 선수 등이 필드에서 활약했죠. 하반신 마비에도 전동차에 앉아 티샷하는 선수의 모습은 현지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승민 이외에도 공동 31위에 오른 다리 절단 장애가 있는 박우식 선수와 57위에 오른 발달 장애인 이양우 선수도 있습니다. 여자부에서는 의족을 찬 체육교사 한정원 선수가 7위에 올랐죠.

이승민의 어머니 박지애(56) 씨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자폐성 장애에 관심이 높아졌다”라며 “많은 분이 승민이를 보면서 ‘자폐성 장애가 있어도 현실 세계에 잘 적응할 수 있는구나’ 생각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드라마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의 대형 법무법인 생존기를 다루는데요. 8회 만에 13%가 넘는 시청률을 보일 만큼 파죽지세입니다.

드라마는 8월 18일에 종영 예정이지만 이승민의 도전은 오랫동안 계속될 것입니다. 이승민은 KPGA 스릭슨투어 예선에 계속 도전하고 정규투어 대회도 초청이 오면 언제든지 출전하겠다는 각오입니다. 또 가을에 치르는 KPGA코리안투어 퀄리파잉토너먼트와 아시아프로골프투어 등 뛸 수 있는 무대는 다 해보겠다는 계획이죠.

글·그림=이유민 인턴기자

아살세툰은 국민일보의 따뜻한 기사인 ‘아직 살만한 세상’을 글과 그림으로 담는 일요일 연재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