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줄이고 2개월 만에 ‘팔백슬라’ [3분 미국주식]

입력 2022-07-22 14:02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2019년 6월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E3 게임 컨벤션에서 발언 중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암호화폐(가상화폐) 비트코인 비중을 75%나 줄이고 올해 2분기 실적을 방어한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2개월여 만에 ‘팔백슬라’ 타이틀을 탈환했다. 미국 뉴욕 증권시장은 22일(한국시간) 월스트리트 전망치를 상회한 일부 기업의 분기 실적을 확인하고 일제히 상승했다.

1. 테슬라 [TSLA]

테슬라는 이날 나스닥에서 9.78%(72.62달러) 급등한 815.12달러에 마감됐다. 테슬라가 마감 종가 기준으로 800달러대를 기록한 건 지난 5월 11일 이후 2개월 11일 만에 처음이다. 지난 21일 나스닥 본장을 마감하고 2분기 호실적을 확인한 뒤 주가를 끌어올렸다.

테슬라의 2분기 실적에서 주당순이익(EPS)은 2.27달러로 미국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수집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1.81달러를 웃돌았다.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던 비트코인을 보유량을 75%나 청산하면서 손실을 방어하고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의 출시 시점을 가시화한 점도 테슬라 주가를 높인 요인으로 꼽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사이버트럭의 출시를 내년 중반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증권가는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1100달러 안팎으로 제시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1050달러, 캐나다왕립은행은 1100달러를 각각 유지했다. 일본 미즈호증권은 1150달러에서 117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2. 스냅 [SNAP]

미국 메신저 기업 스냅은 본장과 시간 외 매매의 표정이 엇갈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5.42%(0.84달러) 상승해 16.35달러로 마감된 주가는 분기 실적을 발표한 애프터마켓에서 22.82%(3.54달러) 급락한 11.97달러에 완주했다.

스냅은 매출을 11억1000만 달러, 조정 주당순손실을 0.02달러로 집계한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레피니티브의 월스트리트 전망치에서 스냅의 분기 매출은 11억4000만 달러, 주당순손실을 0.01달러로 제시됐다. 실적은 전망치를 하회했다.

스냅은 투자자에게 발송한 서한에서 “우리의 예상보다 더 어려운 2분기를 확인했다. 비용은 물론 인력 채용 규모를 상당히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래 지향적 가시성의 불투명’을 이유로 3분기 실적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3. 아메리칸항공 [AAL]

미국 항공사 아메리칸 에어라인스그룹(아메리칸항공)은 이날 나스닥에서 7.43%(1.13달러) 급락한 14.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월스트리트 전망치에 부합하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고도 주가는 하락했다.

아메리칸항공의 분기 EPS는 0.76달러로 레피니티브 전망치와 일치했다. 매출은 134억2000만 달러로, 전망치를 2000만 달러 웃돌았다. 당장의 경영 상황이 악화하지 않았지만, 앞으로의 재원 역량을 제한할 것이라는 전망이 아메리칸항공의 주가를 끌어내렸다.

아메리칸항공의 로버트 이솜 CEO는 직원들에게 발송한 서한에서 “올해 중 남은 기간에서 (경영 악화를) 완충하기 위해 예방적 조처를 했다. 앞으로도 재원의 역량을 경영 환경에 맞게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