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략적 요충지’ 미 텍사스에 20년간 250조원 투자

입력 2022-07-22 13:58 수정 2022-07-22 15:02

삼성전자가 앞으로 20년간 미국 텍사스주에 약 1900억달러(250조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 11곳을 신설하는 내용의 중장기 투자방안을 텍사스주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미국 텍사스주에 세제혜택 프로그램인 ‘챕터313’을 신청하면서 이 같은 내용의 세제혜택신청서를 제출했다. 삼성전자는 신청서를 통해 텍사스주 오스틴에 2곳, 테일러에 9곳의 반도체 생산 공장을 새로 짓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이미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 2곳을 운영 중이다. 테일러에도 170억달러를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투자 금액 규모를 살펴보면 오스틴에 245억달러, 테일러에 1676억달러다. 모두 합쳐 1921억달러의 투자금을 들여 1만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게 삼성전자 구상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오는 2034년쯤 완공돼 가동에 들어가고, 나머지는 이후 10년에 걸쳐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공장. 삼성전자 제공

텍사스주는 챕터313 세금 프로그램에 따라 지역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기업에 10년간 재산세 감면 혜택을 제공하는데 이 조항은 올해 말로 만료된다. 세제 혜택 만료를 앞두고 삼성전자 외에 네덜란드 NXP와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다른 반도체 기업들도 챕터313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텍사스주 감사관실은 공지했다.

이번 계획에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지사는 성명을 내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새 공장들은 텍사스가 반도체 산업에서 미국의 리더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면서 “투자를 늘렌 데 대해 삼성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WSJ에 이번 신청이 반드시 투자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현재로서는 신청서에 적시된 새 공장들을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청서에 담긴 투자 제안은 삼성전자의 미국 사업 확장의 실행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장기 계획 절차를 반영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