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지만 달러에 연동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는 반사 이익을 얻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 달러 선물지수를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인 ‘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올해 들어 20.7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20.54%)와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20.40%)도 20% 이상의 수익률을 보였다. ‘KOSEF 미국달러선물’과 ‘KODEX 미국달러선물’는 각각 10.46%, 10.24% 상승했다. 반면 코스피는 같은 기간 19.39%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초 1190원대에서 지난 15일 1320원을 돌파하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 인덱스(DXY)는 올해 초 96선에서 지난 15일 108.1까지 올랐다. 20년 만에 최고치다.
유로화는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의 사임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로, 엔화는 일본은행의 긴축 탈동조화 여파로 약세 분위기가 연장되고 있다. 위안화도 기업 신용위험 확대와 코로나19 감염자 증가 등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당분간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가 잠시 숨을 고르고 있지만 언제든 기존 경로로 돌아갈 여지가 충분하다”면서 “유럽중앙은행(ECB) 정책회의와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연설에서 시장이 깜짝 놀랄 정도의 결과가 없다면 달러 강세도 더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ECB 회의에서 ‘빅스텝(한번에 0.5% 금리 인상)’을 단행해도 유로화 약세 진정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