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역사 우상혁 “세계에 Woo 각인… 파리까지 나를 이길 것”

입력 2022-07-21 17:59 수정 2022-07-21 18:05

한국 육상의 역사를 쓴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은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했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은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 했다. 우상혁은 지난 19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록 금메달은 놓쳤지만 실외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역대 최초이자 최고 성적이다.

‘역사를 쓰고 온 소감’을 묻는 질문에 우상혁은 “뭔가 얼떨떨하다”며 “은메달 딴 것이 최초 타이틀이 됐는데 기분 좋다. 전지훈련에서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 속에서도 은메달을 따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대회 당시 상황도 전했다. 그는 “초반에 2m30까지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후에 몸이 무겁다고 느꼈다”며 “빨리 몸 상태를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2m33을 뛰었는데 3차 시기에서 걸리더라도 후회없이 뛰어야 한다 생각했다”며 “그 덕분에 차분해져서 넘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우상혁은 결선에서 2m19, 2m24, 2m27, 2m30를 모두 1차 시기에 성공시키며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2m33에서 1·2차 시기에서 잇따라 바에 걸리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3차 시기에 완벽한 점프로 극복해냈다. 이후 2m35에서도 1차 시기 실패했지만 2차 시기에 성공하며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우상혁은 2m37 1차 시기에서 실패하자 2m39로 바를 높여 승부수를 던졌으나 두 차례 모두 바를 넘지 못하며 최종 은메달이 확정됐다. 우상혁은 “2m39를 뛸 때 관중들이 나를 밀어주고 있다고 느꼈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한 것에 자부심을 느꼈고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다. 해외에서도 ‘우(Woo)’라는 이름을 각인시켜서 뜻깊었다”고 말했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의 활약을 다짐했다. 우상혁은 “도쿄올림픽에서 4위를 해서 많이 아쉬웠다. 2024 파리올림픽을 찍고, 2025 도쿄 세계선수권대회까지 마무리하면 딱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언제나 2m40을 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며 “평생 도전도 못해보는 선수가 많은데 저는 복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역을 하게 되면 더 편안한 환경에서 훈련해 더 잘할 확률이 높아질 것 같다”며 “파리올림픽까지는 다른 선수들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저(스스로)를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들의 응원도 당부했다. 그는 “국민들이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힘이 났다”며 “앞으로도 응원과 관심을 주시면 보답을 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