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내 복도에서 소변을 보고 도망간 아이의 부모에게 따지기 위해 연락했는데 오히려 반말과 함께 욕설을 들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무개념 초딩 부모에게 XXX, 미친X 소리 들었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지난 16일 토요일 건물 관리인에게 “사무실 벽에 물이 새는 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놀라서 현장에 가봤다고 했다.
그는 “너무 충격을 받아서 바로 CCTV를 돌려봤는데 2층 식당 문에서 한 초딩이 뛰어나와 저희 사무실 벽에 오줌을 눴다”며 “CCTV가 있는지 없는지 두리번거린 후 발견하곤 당황했는지 나왔던 문으로 안 들어가고 복도 끝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와 식당 문으로 도망가버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가 글과 함께 올린 CCTV 영상에는 실제로 한 아이가 A씨 사무실 벽에 소변을 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아이는 CCTV가 있는지 확인하는 듯 천장 쪽을 살피다가 다시 식당으로 들어갔다.
A씨는 “너무 화가 났고 그냥 넘어갈까 했지만 학생이 괘씸해 부모가 알고는 있어야겠다 싶었다”며 “아이가 입은 옷 뒷면에 학원 로고가 보이기에 아이가 학원에 다니는지 확인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학원에서 무슨 일이냐고 묻기에 아이의 프라이버시가 있어 자세히 말씀드리기 어렵고 아이가 사고를 쳐서 부모와 통화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A씨는 “학생 부모에게 ‘지난 토요일 ○○에서 외식한 적 있냐’고 물어보고 그렇다고 하면 통화를 하게 해 달라”고 학원 측에 부탁했다. 학원 측은 A씨의 연락처를 아이 부모에게 전했고, 1시간 뒤쯤 아이 아버지인 B씨에게서 전화가 왔다.
A씨는 “아이가 사무실 벽에 오줌을 누고 도망갔다”며 전화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B씨가) ‘네’ 이러고 말더라”며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없어서 황당했고, ‘할 말 없느냐. 네, 라고만 할 게 아니지 않으냐’고 되물었다”고 했다.
그때부터 반말과 함께 욕설이 날아들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B씨는 “그런 걸로 학원에 전화해서 애가 사고 쳤다고 하냐, XXX야. 내가 가서 닦으면 될 것 아니야, XXX야. 갈 테니까 너 딱 기다려”라고 폭언한 뒤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A씨는 이후 통화 녹음을 위해 다시 전화했지만 B씨는 전화를 끊었다. 다시 전화하니 “전화하지 말라”며 다시 욕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이후에는 아예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했다. B씨는 찾아오지도 않았고 추가 연락도 없었다.
A씨는 “제가 본인보다 어려 보이고 여자니 만만했나 보다”라며 “저는 피해자인데 왜 욕을 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억울해 했다.
A씨 글에는 공감하며 분노하는 반응과 함께 비판적인 댓글도 달렸다. 이에 A씨는 추가 글을 남겨서 지적에 하나하나 입장을 남겼다. 그는 ‘굳이 영상을 왜 올리느냐’는 지적에는 “정확한 판단을 위해 모자이크를 하고 올렸다”며 “영상만큼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아이인데 그냥 넘어가지 그랬느냐’는 비판에도 “제2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 부모에게 알려주려 했다. 훈육이 필요한 상황이라 생각했다”며 “부모가 사과했다면 그냥 넘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