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탈북어민 16명 살해는 허위” VS 민주 “이성 갖고 얘기해라”

입력 2022-07-20 17:30
국민의힘 한기호 국가안보문란 실태조사 TF 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안보문란 실태조사 TF 3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20일 문재인정부 탈북 어민 북송 사건과 관련해 북송된 어민 2명이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했다는 당시 정부 발표가 거짓이라는 증언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객관적 사실조차 부인하면서 북풍 몰이 하는 게 말이 되냐. 이성을 갖고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국가안보 문란 실태조사TF’ 3차 회의를 열고 탈북자 증언을 근거로 이처럼 주장했다. 문재인정부는 북송된 어민 2명이 살인 흉악범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TF 단장인 한기호 의원은 “증언에 의하면 우선 16명이 살해됐다는 문재인 정권의 발표는 허위”라며 “이 16명은 김책시에서 탈북하려던 다섯 가구의 주민이었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이들 16명은 오징어잡이배를 타고 탈북하기 위해 육지에 1명이 하선한 뒤, 16명을 인솔해 승선하기로 했지만, 보위부에 체포돼 오징어배에 남아있던 2명이 눈치를 채고 체포 직전 남하했다고 증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6명을 살해했다는 것은 북한이 2명의 탈북 브로커를 송환받기 위해 거짓말한 것이며 문재인 정권은 실제로 이런 내용을 합동신문을 통해 확인했을 거라고 한다”며 “이들 5가구도 김책시에서 모두 사라졌으며 어디로 갔는지 생사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한 의원은 “약 40일간 김책시에 거주한 주민의 증언을 통해 북송된 2명의 탈북어민 청년이 어떻게 됐는지 확인했다. 김책시에선 3일도 안 돼 전부 총살형을 당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북한 오징어잡이배의 조업 특성을 설명하며 당시 정부의 보고 내용을 반박했다.

한 의원은 “오징어 조업은 야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야간에 선실에서 취침한다는 것은 거짓말이고, 조업하는 위치도 선장이 지정해준 뒤 자의적으로 바꿀 수 없다고 한다”며 “이런 북한의 조업실태에도 불구하고 소설 쓰듯 ‘취침하는 선원을 한 명씩 불러내 살해했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대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2 인터넷신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TF가 문재인정부의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주장을 내놓자, 민주당은 반발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인터넷 신문의날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2명을 분리 심문했는데, 2명 진술이 정확히 일치했다. 두 명이 공포에 질려서 공교롭게 분리 심문에서 16명을 (살해했다는 것을) 맞췄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또 문재인정부가 3월 8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내려온 선박을 합동 신문 없이 하루 만에 돌려보냈다는 의혹 제기와 관련해서는 “그렇게 계속 말씀하시면 이명박, 박근혜정부 때 남쪽으로 내려왔다가 똑같이 돌려보낸 케이스를 공개하겠다”며 “북으로 돌려보낸 숫자가 합해서 몇십 명 된다. 이 문제를 정쟁 대상으로 그만 삼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