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극장 쿼드 개관…서울문화재단 ‘新대학로 시대’ 선언

입력 2022-07-20 15:23
리모델링을 마치고 20일 개관한 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왼쪽).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극장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국내 최초 민간 복합문화공간이었던 구 동숭아트센터의 동숭홀을 리모델링해 새롭게 공공극장으로 선보이는 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QUAD)가 공식 개관했다. 서울문화재단은 20일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기자간담회와 개관식을 열고 ‘신(新)대학로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서울문화재단은 지난 2016년 말 대학로의 상징 가운데 하나인 동숭아트센터를 매입해 리모델링했다. 이후 사무공간과 예술인들이 주도적으로 운영에 참여하는 예술공유 플랫폼 ‘예술청’ 등이 지난해까지 모두 문을 열었지만, 대학로극장 쿼드 개관에는 시간이 더 소요됐다.

대학로극장 쿼드는 연극·무용·음악·전통·다원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무대에 올릴 수 있는 블랙박스 공연장이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없애 장르와 형식에 제약 없이 새로운 실험을 시도할 수 있는 가변형 극장으로 좌석은 최대 258석이 가능하다. ‘쿼드’라는 이름은 지난해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됐으며, 숫자 4와 사각형의 뜻으로 다양한 사각형의 공간(마당)을 의미한다. 무대와 객석의 물리적 제약을 벗어나 새로운 실험을 하는 가능성의 공간을 지향한다는 방향성도 담았다. 또한, 48억 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장비와 기반시설을 최신화한 쿼드는 극장 전 구역에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해 장애·비장애 관계없이 접근성을 높였다.

대학로극장 쿼드는 다양한 공연예술의 창·제작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이를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있는 공공극장에 공급하는 ‘1차 창·제작 중심의 유통극장’을 지향한다. 또 재단 내 다양한 연계사업과 서울아트마켓,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옵/신 페스티벌 등 주요 공연예술축제와의 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자체 제작한 작품을 서울시 각 자치구 공연장에 제공해 유통하면서 작품의 품질과 인지도를 높이고 레퍼토리화할 수 있다”며 “자치구 아트센터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만큼 자치구 문화재단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왼쪽에서 네 번째)는 20일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관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개관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아티스트들도 함께했다. 서울문화재단

서울문화재단은 대학로극장 쿼드 개관을 기념해 오는 21일부터 8월 28일까지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예술가·관객과 함께, 새로운 극장의 가능성을 열다’라는 슬로건 아래 축제를 진행한다. 21일 몰토 콰르텟의 ‘저스트 바흐’(JUST BACH) 콘서트를 시작으로 극단 풍경의 연극 ‘오일’(OIL),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생 날 몸뚱아리’ 등 11개 장르의 12개 작품이 준비됐다.

서울문화재단은 오는 11월엔 대학로 연극의 허브 역할을 했던 서울연극센터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개관하며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역시 문을 연다. 서울문화재단은 이미 문을 연 예술청, 쿼드와 함께 대학로 예술생태계의 활성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35개의 공연장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등 예술 관련 공공기관 등이 밀집한 대학로는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현장이지만 젠트리피케이션과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위축된 상태다.

이창기 대표는 “대학로는 30년 이상 연극, 소형 뮤지컬 등 한국 공연예술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서울문화재단은 다시 한번 대학로에 숨결을 불어넣어 예술가와 향유자가 공존하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