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연제 안 넣어도 열에 강하다’ 삼양사,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

입력 2022-07-20 14:48
삼양사가 개발한 친환경 투명 난연 PC 수지와 이를 이용해 얇게 가공한 투명 판넬. 삼양사 제공

삼양그룹의 화학·식품 계열사 삼양사가 난연제(연소 억제 또는 완화 물질)를 넣지 않고도 불에 잘 타지 않는 친환경 투명 폴리카보네이트(PC)를 자체 개발했다.

삼양사는 20일 친환경 PC를 전주EP 공장, 삼양화성 전주 공장에서 본격 생산한다고 밝혔다. PC는 투명하면서 충격과 열에 강해 자동차 및 가전제품 내외장재, 방음벽, 의료기기 부품 등에 주로 쓰이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다.

통상적으로 PC 생산에는 난연제가 들어간다. 내열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러나 삼양사는 그동안 난연제 없는 난연 PC 개발에 힘써왔다. 난연제 첨가 PC의 경우 투명성 및 충격 강도가 저하된다는 단점이 있는데다, 환경오염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난연제인 염소, 브롬 등 할로겐계 물질은 소각하면 유독 가스가 발생한다. 비할로곈계 물질이 대안으로 꼽히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이에 대해서도 유해성 논란이 생겼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친환경 난연 PC의 경우 난연제를 쓰지 않다 보니 환경 문제에서 자유롭다”고 말했다.

삼양사는 2012년 국산화한 실리콘-PC(Si-PC)를 기반으로 물질결합구조를 변경해 난연제 없이도 난연 효과를 내는 PC를 최근 개발했다. 삼양사 자체 테스트 결과 저온에서의 충격 강도, 내화학성 등 일반 PC보다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실제 삼양사의 친환경 PC는 안전규격개발 및 인증기관인 미국 ‘UL’이 개발한 난연성 테스트에서 수직연소평가 최고 등급인 ‘V-0’을 받았다. V-0은 수직으로 불을 붙였을 때 10초 내에 자체 소화되는 플라스틱에만 부여된다.

삼양사는 친환경 난연 PC 시장 확대를 위해 제품의 베이스 레진(단일 소재로 구성된 플라스틱) 형태로 타 화학 기업들에 공급할 예정이다. 베이스 레진을 공급받은 화학 기업은 건축, 자동차, 항공 등 최종 제품이 필요로 하는 특성에 맞춰 컴파운드(베이스 레진에 첨가물을 섞어 물성을 개선한 제품)를 생산 및 판매할 수 있다. 삼양사 관계자는 “친환경 난연 PC 생산과 함께 판로 개척에 나설 계획”이라며 “건물 외장재, 외부 조명, 자동차, 항공 등 난연성과 투명성, 저온 충격성이 모두 필요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