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석동정수장의 ‘수돗물 유충’ 사태가 열흘 넘게 이어지면서 주민들 불안이 커지고 있다. 환경부는 정수장에서 발견되는 유충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고 정수가 완료된 물이 모이는 정수지에서는 이틀 연속 유충이 나오지 않았다고 19일 밝혔다. 다만 수돗물 음용은 자제하고 세수나 샤워를 할 때는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석동정수장에서는 지난 7일 오전 10시 창원시 자체조사에서 깔따구로 추정되는 유충이 처음 발견됐다. 가정집 등 물을 공급받는 수용가에서는 지난 8일부터 18일까지 유충 관련 민원이 12건 접수됐다. 이 가운데 2건은 실제 유충으로 확인됐고 나머지는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석동정수장 모니터링 결과 유충은 침전지·여과지·활성탄지 등 생산계통은 물론 배수지와 소화전에서도 발견됐다. 정수처리공정을 강화하면서 유충 개체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 중이다. 정수 처리 공정 마지막 단계인 정수지에서는 17일과 18일 이틀 연속으로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환경부는 최근 고온·다습한 환경이 유충 번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깔따구는 1급수 지표종부터 4급수 지표종까지 400여종이 존재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석동정수장에서 발견된 유충의 정확한 종류를 파악하기 위해 유전자 증폭을 시도하고 있다.
유충 유입경로에 대한 조사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여과지와 활성탄지가 많이 오염돼 있고 원수로부터 (유충이) 들어온 건 거의 없는 상태”라며 “유충이 생물체인 데다가 과거 수돗물 유충 사례와 상황이 달라 유입경로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수돗물에 유입된 깔따구가 관로상에서 증식해 수돗물을 오염시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봤다. 그러나 음용을 자제하고 세수나 샤워를 할 때는 주의해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제도·대책을 마련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다시는 이런 유충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실태점검 실효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이날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전국 485개 정수장을 대상으로 일제 특별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지난 11일 유충 추정 생물체가 발견된 경기 수원시 광교정수장의 경우 17일까지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