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 장관이 LG화학 찾은 이유 ‘배터리 동맹’

입력 2022-07-19 17:43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지속가능한갤러리'에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으로부터 전기차 배터리 소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LG화학 제공

한미재무장관회의 참석 차 방한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19일 첫 일정으로 LG화학을 찾아 배터리 공급망 강화 등 한·미간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 내 LG화학 마곡 연구개발(R&D) 캠퍼스를 방문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 임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옐런 장관이 방한 기간 중 방문한 기업은 LG가 유일하다. 마곡 R&D 캠퍼스에는 LG화학의 차세대 양극재와 분리막 등 미래 전지 소재 연구 시설이 모여 있다.

이날 옐런 장관의 방문은 한·미 배터리 동맹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 반도체 동맹 강화를 위해 지난 5월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실제 옐런 장관은 공개 발언에서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삼성, 현대 등을 언급하며 “한국, 미국 양국은 굳건한 경제동맹으로 성장해왔다. 미국에 대한 한국의 투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고, 이런 경제 관계가 돈독해지면 세계 경제가 더욱 탄력 받고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차례 ‘프렌드쇼어링’(동맹·우방 간 경제 협력 강화)을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독재 정치를 하는 국가들은 경제에 큰 타격과 압력을 주고 있다. 중국과 같은 독단적인 국가들이 특정 제품과 물질에 대해 지배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을 막고자 한다”며 “경제를 회복시키고 성장을 촉진하며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파트너·동맹국과의 프렌드쇼어링을 도입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경제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발언하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LG화학 제공

신 부회장은 이에 북미 양극재 공장 신설 검토 등 2025년까지 미국에 1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LG화학 배터리 사업의 인연을 언급하며 “미국내 주요 자동차기업과의 특별한 협업을 통해 계속해서 비전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시간 넘게 진행된 이번 방문에서 옐런 장관은 LG화학의 전지 소재 기술과 지속 가능 전략이 담긴 전시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그는 신 부회장에게 배터리 충전에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등을 물어봤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를 한 번 충전하면 얼마나 운행 가능한지, 배터리를 재활용하면 얼마나 사용 가능한지 등도 질문했다.

한편, LG화학은 이날 옐런 장관에게 그의 이름을 넣은 LG트윈스 야구 유니폼과 사진 촬영 액자를 선물했다. 야구 유니폼에는 등번호 78번이 새겨졌는데 이는 78대 미 재무장관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LG화학 측은 “야구에서 흔히 공을 주고받는 투수와 포수를 배터리라고 부른다. 야구 유니폼 선물에는 팀워크가 중요한 야구의 배터리와 전지를 의미하는 배터리의 동음이의적 뜻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