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른바 ‘짤짤이 논란’으로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발언 사건 직후 최 의원과 나눈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최 의원의 사과문을 자신이 썼다는 항간의 루머를 반박했다.
박 전 위원장은 15일 페이스북에 “눈과 귀를 의심하게 하는 발언이다. 최 의원께서 설마 그렇게 말하셨을까 믿기지 않는다.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다면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강성팬들에게 저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중단하라고 지시하시기 바란다”라며 “만약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면 허위보도를 한 유튜버 채널과 언론사에 정정보도를 요청하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한 유튜브 채널은 최 의원이 지난 15일 영화 ‘그대가 조국’ 특별 상영회에서 관객을 향해 “지난 5월 민주당 홈페이지 공지란에 올라온 (최 의원 사과문은) 박지현이 써서 박지현이 올렸고, 나는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저는 최 의원의 성희롱 발언 사건이 터지고 나서 지난 5월 4일 오후 9시23분46초부터 2분54초간 최 의원과 직접 통화했다”며 “지도부로서 박홍근 원내대표와 의논하고, 최 의원이 빠르게 사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과문 초안의 내용은 박 원내대표가 처음 저에게 제시했고, 제가 추가 의견을 드렸고, 박 원내대표가 최 의원과 협의해 최종안에 합의했다”며 “저와 최 의원의 통화는 그 합의가 이뤄진 직후에 이뤄졌다. 저는 최 의원에게 사과문 내용 전체를 확인했는지 재차 물었고, 최 의원께서는 최종안을 다 봤고, 올리는 것에 동의하셨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는 최 의원 SNS에 사과문을 올릴 것을 요구했지만, 최 의원께서는 SNS에는 이미 한 문장으로 올린 사과 내용이 있어 너무 작위적으로 비칠 수 있으니 당 홈페이지에만 올리자고 했고, 그래서 저는 최 의원의 제안에 동의해 드렸다”며 “또 당 홈페이지에 올리는 방법을 모르신다고 해서 제가 당직자에게 최 의원 사과문을 민주당 홈페이지에 게시할 것을 지시하겠다고 했다. 여기까지가 진실”이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맹목적인 팬덤은 정상적인 판단을 가로막는다”며 “만약 최 의원은 본 적도 없는 사과문이 올라갔다면, 도대체 왜 최 의원은 두 달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까. 강성 지지자들은 이런 상식적인 의심도 없이, SNS에 저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욕설부터 퍼붓기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팬덤은 위험하다. 최 의원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전의 당당했던 최강욱으로 돌아오시라. 지금이라도 팬덤의 유혹을 뿌리치고 당당하게 사과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저와 통화를 끊을 때쯤 최강욱 의원님은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마음 써주셔서 고맙고 죄송합니다’ 최 의원께서 팬덤을 앞세워 저에게 어떤 공격을 하더라도, 저는 최 의원께서 폭력적 팬덤과 이별하고 진실 앞에 용기를 낼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