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권시장은 18일(한국시간)부터 닷새간 기업별 2분기 실적을 확인하는 ‘어닝 시즌’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올해 상반기 내내 나스닥지수를 흔든 전기차 기업 테슬라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넷플릭스의 실적이 이번 주에 공개된다. 뉴욕증시의 금융주 가운데 ‘서학 개미’(해외 주식을 매매하는 국내 투자자)에게 선호되는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밤 프리마켓에서 실적을 발표한다.
1. 넷플릭스 [NFLX]
넷플릭스는 올해 중 앞선 두 번의 ‘어닝 시즌’마다 번번이 미흡한 실적을 확인하고 자사의 주가는 물론, 나스닥지수 전체를 끌어내렸다. 지난해까지 OTT 시장을 선도했고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늘어난 실내 활동의 ‘수혜주’로 평가됐지만, 올해 상황은 달랐다.
넷플릭스의 52주 최고가는 지난해 11월 16일 도달한 700.99달러.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16일 마감 종가는 189.11달러다. 고점 대비 27% 수준으로 추락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개한 지난 1월 21일부터 급락했다. 실적을 발표한 애프터마켓에서 주가가 20% 넘게 쓸려나갔다. 매출은 부진하지 않았다. 감소세로 돌아선 신규 구독자 수가 문제였다. OTT 기업의 분기 실적에서 매출이나 이익만큼 중요한 건 신규 구독자 수다.
넷플릭스는 지난 4월 20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구독자 수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20% 이상의 낙폭을 다시 한 번 기록했다. ‘어닝 시즌’ 초반에 실적을 발표하는 넷플릭스의 연이은 부진은 다른 성장주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넷플릭스는 이제 2분기 실적을 오는 20일 오전 5시에 발표한다. 올해 구독자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고, 기존 구독자를 붙잡아 두기 어려운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넷플릭스의 주가 반등을 모색할 동력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넷플릭스는 “2분기 신규 구독자 수의 추가 감소분이 20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예고했다. 구독자 이탈 현상이 당초의 전망보다 둔화하면 주가 반등을 시도할 수 있다. 넷플릭스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에 대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는 2.96달러 안팎으로 제시됐다.
2. 테슬라 [TSLA]
올해 2분기에 해당하는 지난 4~6월 중 테슬라 주가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건 ‘오너 리스크’였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SNS 플랫폼 트위터를 인수하기 위해 테슬라 주식 일부를 매각했고, 기업인으로서 자사에 미칠 영향을 의식하지 않고 정치적 발언을 쏟아내더니 급기야 “공화당에 투표하겠다”고 선언했다.
머스크의 이런 행동이 트위터나 공화당에서 확실한 실익을 끌어낸 것도 아니다. 머스크는 지난 9일 인수 계약을 파기하는 내용의 서한을 트위터에 발송했다. 트위터 이사회는 머스크에 대한 법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공화당의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트럼프가 지난 9일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유세에서 “헛소리 기술자”라고 자신을 모욕하자 머스크는 사흘 뒤 “너무 늙어 최고 책임자가 될 수 없다”고 되받았다. 머스크는 공화당의 또 다른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지하고 있다.
이 틈에 암호화폐(가상화폐) 투자자 키스 존슨은 지난달 17일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머스크, 테슬라, 스페이스X를 상대로 총액 2580억 달러(약 340조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머스크가 가상화폐에 투자하도록 대중을 선동해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에서다. 트위터 이사회, 가상화폐 투자자와 기나긴 소송전이 머스크 앞에 놓여 있다.
한때 ‘천슬라’로 불렸던 테슬라의 지위는 이제 ‘칠백슬라’를 가까스로 지키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16일 마감된 나스닥에서 72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제 2분기 실적을 오는 21일 오전 5시10분에 발표한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잭스인베스트먼트리서치는 테슬라의 분기 EPS 전망치를 1.91달러로 제시했다. 지난 4월 발표된 1분기 EPS는 3.22달러였다.
3. 뱅크오브아메리카 [BAC]
금융주는 지난주 2분기 실적을 발표해 ‘어닝 시즌’의 문을 열었다. 하지만 자산 규모 기준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 월스트리트의 또 다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모두 ‘어닝 미스’를 기록했다.이제 미국 자산 규모 2위 은행으로 꼽히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실적이 공개된다. 발표 예상 시점은 뉴욕증시 본장 개장을 앞둔 이날 오후 7시45분이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2분기 EPS에 대한 월스트리트 전망치가 0.78달러”라고 보도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