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 막은 지지집회…文 손흔들고 김정숙 여사 ‘손하트’

입력 2022-07-18 04:04 수정 2022-07-18 09:40
17일 오후 침묵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손 흔드는 문재인 전 대통령(왼쪽 사진)과 머리 위로 손하트를 만들어 보이는 김정숙 여사. 배재정 전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서 마을의 일상회복을 응원하는 지지 집회가 열린 가운데 문 전 대통령 내외는 지지자들을 향해 반가움과 고마움을 표했다.

평산마을 행복지킴이 운동본부는 17일 오후 2시쯤부터 사저 맞은편 도로에서 평산마을 평온 회복을 기원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이 단체는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에서 회원 500여명이 참석한다고 경찰에 미리 집회 신고를 냈다.

이들은 극우단체가 평산마을의 평온을 깨는 것을 지켜볼 수 없어 ‘평산마을 행복지킴이 운동본부’라는 단체를 지난 10일 만들고 맞불 집회로 모였다. 평산마을 침묵 집회를 처음 제안한 정병곤(유튜버)씨는 “평산마을 평화를 되찾자는 한마음으로 다들 스스로 내려왔다”고 전했다.

손 흔드는 김정숙 여사. 연합뉴스

회원들은 문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파란색·노란색 옷, 양산을 입거나 들고 파란색 마스크를 쓰고 집회에 참여했다.

이들은 평산마을의 평온을 깨는 반대단체 집회 행태를 비판하는 의미로 먼저 말을 하지 않고 사저를 향해 피켓, 손을 흔드는 침묵 문화제를 했다. 이어 사저를 향해 “평산마을 평화 기원” “우리가 지켜 줄게”로 함성을 지르고 ‘상록수’를 합창했다.

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사저 밖으로 나와 손을 흔들어 지지자들에게 화답했다. 김 여사는 문 전 대통령보다 먼저 나와 양손으로 파란색 천을 흔들거나 손으로 큰 하트 모양을 만들기도 했다.

평산마을 모인 문 전 대통령 지지자들. 연합뉴스

평산마을 모인 문 전 대통령 지지자들. 연합뉴스

맞불집회 참석자들은 “건강하세요” “또 올게요”란 함성과 함께 2시간에 걸친 집회를 마무리했다.

문재인정부에서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낸 배재정 전 민주당 의원도 이날 사저에서 집회 모습을 지켜봤다. 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님을 뵈러 다녀왔다. 오늘 마침, 평산마을 평화 기원 침묵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여사님도 대통령님도 지지자분들께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해주셨다”며 손 흔드는 문 전 대통령 사진을 공개했다.

배 전 의원은 문 전 대통령과 시위와 관련해 나눈 대화 내용도 전했다. 배 의원은 “‘소음은 차라리 견디겠는데 욕설은 참기 힘든 피해를 입힌다’는 대통령님의 말씀에 참으로 죄송스러운 마음이었다. 저도 함께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침묵집회 참가자들을 바라보며 웃는 문재인 전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숙 여사. 배재정 전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이날 평산마을 사저 맞은편 도로에서는 극우단체 회원 등 200여명이 문 전 대통령 반대 집회를 했다. 이들은 문 전 대통령 퇴임 후 평산마을에서 개별적으로 계속 반대 집회를 해왔다. 경찰이 두 단체 간 집회 구역을 구분하고 질서유지 경찰관을 대거 배치해 양측의 충돌은 없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