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피해 월 500억원… ‘010’ 번호 둔갑 수법 급증

입력 2022-07-17 17:13 수정 2022-07-17 17:48
국민일보DB

올해 상반기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액이 306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 달에 500억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하는 셈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전화금융사기 발생·검거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은 1만2401건 발생했다. 이 기간 경찰이 검거한 보이스피싱 피의자는 1만1689명이었다. 올해 발생 건수와 피해액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30.4%포인트, 29.5%포인트 줄었다.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에선 해외 발신 번호를 ‘010’ 등으로 시작하는 국내 번호로 바꿔주는 번호변작 중계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불법 변호변작 중계기 적발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12% 증가했다.

경찰은 또 번호변작 중계기뿐 아니라 대포통장, 대포폰, 불법 환전, 악성앱, 개인정보 불법유통, 미끼문자 발송, 거짓 구인광고 등으로 보이스피싱 피해가 날로 진화한다고 보고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특별단속을 실시했다. 그 결과 3627명을 검거하고 213명을 구속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특별 자수·신고 기간을 운영해 신고와 자수를 유도하고 있다. 지난 14일을 기준으로 총 37명의 피의자가 자수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에 대한 신고는 총 21건 접수됐다.

경찰청은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와 피해액이 줄어든 건 “지난해 3월 경찰청에 ‘전기통신금융사기 수사상황실’을 설치해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자평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수법이 계속 고도화되고 있고, 피해액이 여전히 월 500억원에 이르는 만큼 각별한 주의와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며 “검찰ㆍ금융위ㆍ금감원 등을 아우르는 보다 체계적인 범정부 공동대응 또한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