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없는 제헌절 맞은 여야 ‘불꽃 신경전’…개헌특위 놓고도 이견

입력 2022-07-17 16:20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제헌절인 17일 국회 의장 접견실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17일 국회 없는 제헌절을 맞았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일부 상임위원회 배분 문제를 놓고 막판까지 갈등을 빚으면서 국회 원 구성 협상이 지연된 데 따른 것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자리를 두고 충돌하고 있는 여야는 협상의 마지노선으로 정했던 제헌절에도 날선 신경전을 이어갔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74주년 제헌절 경축식 참석에 앞서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김진표 의장 주재로 사전 환담을 했다. 김 의장은 “본회의 날짜는 기입을 해놨는데 본회의를 여는 열쇠가 아직 도착을 안 했다”며 여야를 향해 조속한 원 구성 합의를 당부했다.

그러나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 의장의 제안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대신 서로 뼈 있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권 대행이 환담장에서 박 원내대표와 악수를 나눌 때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두 원내대표에게 “눈을 좀 마주치시라”고 농담을 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맨날 눈을 마주친다. 불꽃이 튀어서 문제지”라고 답했다. 권 대행도 “매일 박 원내대표에게 혼나고 야단맞는다”고 말했다.

권 대행은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을 먼저하고 그 이후에 상임위원장을 뽑자고 제안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것도 방법인데”라며 농담처럼 받아넘겼다. 이후 비공개로 이어진 환담은 4분 만에 종료됐다.

여야는 김 의장의 개헌 추진 제안에 대해서도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김 의장은 제헌절 경축사에서 “국민 통합을 위한 개헌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며 여야에 헌법개정특별위원회 구성을 요청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헌특위 구성 제안에 동감한다. 새로운 시대정신을 구현할 헌법이 개정되기를 소망한다”며 협조 의사를 드러냈다. 반면 권 대행은 “개헌특위가 구성되면 모든 초점이 개헌으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집권 초기라 개헌특위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