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기름띠 논란 용산공원…국토부 “기름 유출과 무관”

입력 2022-07-15 15:07 수정 2022-07-15 17:04

정부가 지난달 시범 개방한 용산공원에서 기름띠가 발견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환경단체는 과거 주한미군기지 시절 기름 유출 사고와 관련됐을 것이란 관측을 내세우며 유해성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용산공원에서 발견된 기름띠는 토양오염과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최근 녹색연합은 ‘용산공원 시범개방 부지 모니터링 자료’를 통해 용산공원 장군숙소 부지에서 여러 개의 구멍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이 구멍이 관측정(토양오염이나 위해도를 측정하기 위해 지표면에 뚫은 구멍)으로 추정되며, 일부 구멍에서는 기름띠가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장군숙소 부지는 용산공원 시범개방 부지에 포함된 지역으로 시범개방 구간의 초입부에 있다. 용산공원 방문 신청만 하면 일반인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지역이다. 한국환경공단이 작성한 ‘용산기지 환경조사 및 위해성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용산공원에서는 최소 4건의 기름 유출 사고가 있었고, 장군숙소 부지 일대 토양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와 아연, 크실렌 등이 기준치의 최대 29배까지 검출됐다.

국토부는 이 구멍과 관련해 15일 “기름띠가 발견된 구멍은 관측정이 아니라 종전에 설치돼 있던 울타리의 쇠기둥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남겨진 기초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발견된 기름띠에 대해서도 “쇠기둥의 절단면을 덮기 위해 사용된 접착제와 고무 덮개 기름기가 빗물과 함께 일부 기둥에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발견된 위치도 과거 기름 유출 사고 지역과 떨어진 곳이라 기름유출 사고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용산공원을 둘러싼 인체 위해성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토지환경보전법 등 현행 법규에 따르면 오염물질 정화작업이 끝나지 않은 용산공원 부지는 공원으로 조성, 정식 개장할 수 없다. 그러나 정부는 “정식 조성은 할 수 없지만, 임시개방까지 못 하는 별도의 법적 근거는 없기 때문에 인체 유해 요인만 없애면 된다”며 임시개방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토부는 9월 임시개방 전까지 부지 내 전수조사를 통해 불필요한 시설물을 제거하고 토양 표면에 아스팔트와 보도블록, 잔디 조성 등 토사피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