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국회 정문 앞 보도블럭 위에서 “저는 오늘 민주당을 다양한 목소리를 더 잘 들을 줄 아는 열린 정당, 민생을 더 잘 챙기고, 닥쳐올 위기를 더 잘 해결할 유능한 정당으로 바꾸기 위해 당 대표 출마를 결심했다는 것을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청년과 서민, 중산층의 고통에 귀를 닫으면서 세 번의 선거에서 연달아지고 말았다. 그런데도 우리 민주당은 위선과 내로남불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당을 망친 강성 팬덤과 작별할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며 “달라져야 한다. 민주당이 변하지 않으면 국민은 불행해진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저는 정치 경험이 매우 짧다. 정치권은 저에게 여전히 새롭고 낯선 동네다. 그래서 언제나 선배들의 경험을 배우려고 한다”며 “하지만 경험만 지나치게 강조하면 그것이 곧 기득권이 되고 새로운 인물을 배척하는 정치문화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저 박지현이 한번 해 보겠다. 썩은 곳은 도려내고 구멍난 곳은 메우겠다”며 “서민들의 한숨을 위로하고 따뜻한 용기를 불어넣는 그런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의 몰락은 성범죄 때문이다. 성범죄는 무관용 원칙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을 거쳐, 민주당이 다시는 성폭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아직도 조국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기득권이 됐기 때문이다. 조국을 넘지 않고서는 진정한 반성도 쇄신도 없다. 제가 대표가 되면 반드시 조국의 강을 건너겠다”고 밝혔다.
당초 박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 분수대 앞에서 출마 선언을 하기로 했으나, 국회 경내에서는 현직 의원을 대동하지 않으면 기자회견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방호과로부터 받아 회견 장소를 변경했다.
출마 선언과 별개로 박 전 위원장은 권리당원 자격이 없어 8·28 전당대회 출마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앞서 당 지도부는 박 전 위원장의 전대 출마 자격을 논의한 결과 예외를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 이재명 의원의 전대 출마에 대해서는 “이번에는 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차기 대선에서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나오면 당도 그렇고 이 의원도 큰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 후보 등록 첫날인 오는 17일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뜻을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