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이제 이재명 시간…내 출마 허용 여부 밝히라”

입력 2022-07-15 06:12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왼쪽 사진)과 이재명 의원.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불허 결정에도 8·28 전당대회 출마를 강행하기로 한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의원을 향해 “제가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지, 나가지 못하도록 막아야 하는지 이제 말씀하셔야 할 시간이 됐다”며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박 전 위원장은 14일 페이스북에 올린 ‘이제 이재명 의원님의 시간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저를 빼고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선거를 하는 것이 당을 혁신하고 다음 총선에서 이기는 길이라고 정말로 믿고 계시는지 말씀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많은 외부인사들이 ‘당무위에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공직도 하고 당직도 했는데, 대선 때 공헌했고, 비대위원장을 지냈고, 지지율도 3위인 저는 해당 없다고 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지 말씀해 달라”고 덧붙였다.

박 전 위원장은 “이 후보께서 성차별과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를 몰아붙이던 장면은 정말 감격스러웠다. 그때로 돌아갔으면 한다”면서 “의원님께서 제게 비대위원장직을 맡아달라고 하신 것은 민주당을 청년과 여성의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혁신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라고 믿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거꾸로 갔고 결국 참패했다”고 말했다.

6·1 전국동시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 발표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재명 의원. 뉴시스

이어 “그때 반성하고 혁신하자는 저의 주장에 침묵했거나 반대한 분들은 지금 대거 당 대표 선거에 나왔고, 저는 정무적 판단 규정이 있음에도 무조건 안 된다며 막아서고 있다”며 “이것이 혁신을 약속한 정당이 취할 바람직한 태도인지 말씀해 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이 이제 쓴소리 하는 청년 정치인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박지현의 출마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주시기 바란다”며 “저의 출마를 끝까지 허용하지 않는다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혁신을 거부하는 낡은 정당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 이재명 의원께서 민주당의 혁신을 위해 제가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분명히 밝혀 달라”며 “다양한 세대가 참여하고, 다양한 혁신 아이템이 경쟁하는 전당대회를 만들어야 우리 민주당은 이기는 정당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전 위원장은 우상호 비대위원장 등 당 지도부의 설득에도 전당대회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박 전 위원장 측 관계자는 “15일 출마 선언을 할 가능성이 높은데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뉴시스에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